[금강산관광 2주년 결산]'일만이천봉' 35만명 올랐다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23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18일로 2주년을 맞았다. 98년 이날 현대금강호가 반세기 동안 막혔던 뱃길을 열면서 첫 출항한 이후 지난 2년간 35만여명이 금강산을 찾았다.

분단 이후 어느 남북교류사업보다 대규모 교류 실적이다. 특히 비록 금강산으로 한정되긴 했지만 남한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금강산관광은 남북교류를 하나의 ‘일상’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금강산 가는 길엔 그간 크고 작은 ‘파도’도 있었다. 관광선 풍악호에 대한 북한당국의 장전항 입항 거부, 서해교전, 관광객 민영미씨 억류 등으로 관광이 중단될 위기도 맞았다.

그러나 이런 악재들을 털어냄으로써 남북당국간 대화 통로를 열고 남북경협 활성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화해분위기 조성,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금강산관광의 향후 항로에는 ‘안개’가 끼어 있다. 무엇보다 사업 주체인 현대건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현대가 추진 중인 대북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부두시설 휴게소 온천장 등을 세우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을 건설하는 2단계 사업(2005년까지 예정)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는 앞으로 8억7000만달러가 추가로 들어가야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현대건설이 이럴 여유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결국 문제는 수익성이다. 98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적자 누계는 2200여억원. 수지를 맞추려면 한해에 적어도 50만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을 다녀가야 한다. 또 아직도 자유롭고 편안한 관광 분위기라고 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것도 개선돼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