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차 이산상봉 연기 …"북 합의이행 감속 요청"

  • 입력 2000년 10월 26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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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26일 “북한이 지난번 제3차 장관급회담(9월27∼30일·제주)에서 남북간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속도’를 당분간 늦추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하고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북―미 관계 개선작업 등으로 인해 11월 말까지 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장관은 이날 세종대학 세종연구원(원장 김철수·金喆壽)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세종호텔)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북측은 ‘아무래도 한두달은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내년 봄이 되면 (남북관계) 속도를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남측이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박장관은 “당시 북측의 이같은 언급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북―미, 북―일, 북―중간의 만남 등을 지켜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월로 예정됐던 이산가족 생사확인, 2차 경협실무접촉, 군사실무접촉 등이 늦춰지고 11월2일로 잡혔던 이산가족 교환방문 등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장관은 또 남북 학술 문화교류와 관련, “북측이 제주 3차회담에서 ‘지금 남북 합의사항을 이행하는데도 인력이 부족하니 제발 내년 봄까지만 참아달라’고 해 교수와 대학생 교류를 내년 초 실시키로 이면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 "현대 北사리원 車공장 추진"▼

박장관은 이어 “남측의 한 기업이 황해북도 사리원 지역 40만평 부지에 자동차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이 기업은 현장조사를 하는 등 북측과 긍정적으로 합의하는 방향으로 논의중”이라고 밝혔으나 그 기업이 어느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현대측이 개성지역에 충분한 규모의 공터가 없어서 사리원과 해주 사이를 (자동차공장) 부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하고 “그러나 이제 막 사업성을 검토하기 시작하는 수준이어서 확정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이에 대해 “우리는 그런 계획에 대해 알지도 못하며, 그럴 여력도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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