否決될줄 뻔히 알면서…박지원―정몽헌 증인채택 표결

  • 입력 2000년 10월 17일 23시 50분


16일 국회 재정경제위에서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장관과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의장 등의 증인채택이 표결로 무산된 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재경위는 이날 한빛은행사건과 현대사태, 공적자금 문제 등과 관련한 13명의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온종일 신경전을 거듭하다 오후 늦게 표결에 들어갔다. 결과는 찬성 10명, 반대 10명으로 찬반 동수(同數)여서 부결.

반대는 민주당 의원 10명이고, 찬성은 한나라당 의원 9명과 자민련 의원 1명(이완구·李完九). 민주당은 재경위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했으나 한나라당은 11명 중 2명(손학규·孫鶴圭, 나오연·羅午淵의원)이 불참했다.

문제는 소속의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왜 표결을 강행했느냐는 것. 외유 중인 나의원은 몰라도 손의원은 당시 서울 여의도 부근에 있다 국회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안팎에선 한나라당이 부결을 예상하면서 표결에 임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미 여야간에 박 전장관과 정회장 등은 증인으로 부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얘기도 돌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7일 “자신 없으면 미결로 두지 왜 일을 그르쳤느냐. 자민련까지 도와줬는데 부결시키면 어떻게 하자는 거냐”며 당직자들을 질책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