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연내 북한간다…北-美 "적대관계 종식" 공동성명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8시 44분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포함한 전방위 관계정상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북한과 미국은 12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쌍방은 그 어느 정부도 타방에 대하여 적대적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미합중국 대통령(빌 클린턴)의 북한 방문을 준비하기 위하여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빠르면 이달 중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클린턴 대통령의 방문도 올해 안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했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이날 “이달말경 평양을 방문하려고 한다”며 평양방문은 “여러가지 중요한 공동관심사를 논의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북한 방문가능성에 대해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클린턴 대통령의 방문도 올해 안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미 양국은 9일부터 11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조명록(趙明祿)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클린턴 대통령, 올브라이트 장관,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의 고위급 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으며 합의사항을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클린턴의 북한 방문이 성사되면 자연스럽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방미도 추진될 것으로 보이며, 클린턴 대통령은 방북 전이나 후에 서울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미국은 성명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의해 한반도의 환경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들을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북한 미사일 문제의 해결이 양국 관계의 근본적 개선과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북한은 북―미간에 미사일 회담이 계속되는 한 모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고 미국측에 통보했다.

양국은 테러를 반대하는 국제적 노력을 지지키로 합의했다고 밝힌 6일의 공동성명을 재확인, 미국이 곧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할 것임을 시사했다.

양국은 또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공고한 평화보장체계로 바꿔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데는 4자회담 등 여러 방안이 있다”고 언급, 평화협정 체결이 북―미간의 문제임을 고집해온 북한이 한국을 포함한 4자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양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은 이와 함께 상호 경제협조와 교류를 발전시키기로 합의, 가까운 시일 내에 경제 무역 분야의 전문가들이 양국을 상호 방문하는 문제를 추진키로 했다. 김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했던 조부위원장 일행은 12일 귀국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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