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총]'투쟁론' 우세…"대책 세운뒤 등원을"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37분


한나라당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국회 등원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의총에서는 정리발언을 한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신상발언을 한 엄호성(嚴虎聲)의원을 제외하고 총 17명의 의원이 의견을 개진했다. 그 중 대구집회를 강행하자는 투쟁론자(10명)가 등원론자(5명)보다 우세했다. 2명은 총재에게 일임하자고 했다. 다음은 발언 요지.

▽김문수(金文洙)의원〓대통령은 아직도 오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전열을 정비해 대구집회를 성공적으로 개최, 의혹사건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을 얻어내야 한다.

▽김부겸(金富謙)의원〓여당이 등원명분을 주지 않고 있지만 나라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양보하는 법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대구집회는 중단하는 게 좋다.

▽서청원(徐淸源)의원〓의총에서 견해가 다르면 당이 싸우는 것처럼 비친다.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총재의 결단에 따르자.(박수)

▽박관용(朴寬用)의원〓몇 사람이 차 한 잔 한 것(비주류 중진모임을 지칭한 듯)을 가지고 오해가 생겼다. 투쟁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본인도 부산집회를 하지 않았으면 했으나 개최 결정 이후에는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총재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과가 나오면 따르자.

▽전재희(全在姬)의원〓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과의 정쟁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재오(李在五)의원〓‘등원 불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투쟁목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둘째,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 셋째, 등원 이후 예상되는 야당탄압에 대한 대책이 없다. 넷째, 지금처럼 야당이 똘똘 뭉친 적이 없었다. 투쟁해야 한다.

▽안상수(安商守)의원〓당장 등원한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무너진 나라의 기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시점이다.

▽김덕룡(金德龍)의원〓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의료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특검제를 받아내기 위해서도 원내투쟁이 필요하다. 두 코끼리(김대중대통령과 이총재) 싸움에 잔디밭이 다 망가질 수도 있다.

▽김용갑(金容甲)의원〓일단 대구집회를 하고 장외집회를 끝내야 한다. 모두가 의원직 사퇴서를 총재에게 제출한 뒤 대구집회를 하자.

▽이총재〓지금 국회에 들어가면 일부는 박수를 칠지 모르지만 나중에 여당이 국회에서 ‘숫자놀음’으로 날치기하면 그 비난을 어떻게 감수하나. 지금 비록 일부가 반대하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 뒤 들어가야 한다. 총재에게 힘을 모아달라.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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