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은 어디있나" 성난 초재선 질타 잇따라…여권 곤혹

  • 입력 2000년 9월 15일 18시 39분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의원식당에선 13명의 민주당 초재선의원들이 조찬 간담회를 갖고 국회파행과 당의 무기력 현상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선 정부와 당 지도부를 질타하는 강경발언이 잇따라 마치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파문이 확산되자 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진의와 다르게 지나치게 확대해석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정범구(鄭範九)의원〓17석 정당인 자민련에 총리, 장관 등을 주며 공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왜 한나라당에는 주지 못하는가. 여야 영수회담과 여야 정책협의회가 재개돼야 한다. 유가대책은 유류세 인하 등 서민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호웅(李浩雄)의원〓대통령이 위기의식을 못 느끼고 있다. 대통령의 공식 보고라인에 문제가 있다. 뜻있는 의원들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해 민심을 전달해야 한다. 한빛은행사건 수사발표는 나 자신도 안 믿는다. 개입한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는 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에 대해서도 극우적 시각으로 보고 있는데 어떻게 공조할 수 있는지 회의가 든다.

▽정장선(鄭長善)의원〓현 정치엔 청와대와 거리에 나간 야당만 있고 민주당은 없다. 국민들 사이에는 “경제가 어려운데 남북문제가 뭐냐”는 분위기도 있다. 남북문제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고, 그 성과가 희석되고 있다.

▽추미애(秋美愛)의원〓남북문제 등 대통령이 잘하는 것까지 잘못됐다는 식의 야당 논리를 따르면 안된다. 국민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을 깨우쳐 주고, 그런 저항을 깨는 것도 우리 시대의 과제다.

▽김성호(金成鎬)의원〓당 지도부는 정국운영에 있어 소속의원들에게조차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에 대안을 요구하고, 비전이 없다면 자진사퇴도 공식 거론해야 한다.

▽김태홍(金泰弘)의원〓한빛은행사건 수사가 ‘지점장 몇 명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린 것은 정말 하늘이 웃을 얘기다. 대통령이 정확한 인식을 갖도록 우리가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파행정국에 대해 혼자라도 삭발단식을 하고 싶다.

▽송영길(宋永吉)의원〓의약분업의 결과로 의료보험료가 인상됐다. 돈이 없다고 해서 의료혜택을 못 받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의보료 인상은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문석호(文錫鎬)의원〓의원총회가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역할을 못했다. 최고위원들이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장성민(張誠珉)의원〓집권여당의 상층부가 위기의식이나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모든 부담을 대통령에게 떠넘기고 있다.

▽곽치영(郭治榮)의원〓이런 모임의 토론은 조용히 우리끼리 토론해 지도부에 전달해야 한다. 내부토론은 활발히 하되 제대로 된 안을 제시해야 한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