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집회 공방]野 "예정대로" 與 "지역감정 조장"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43분


한나라당이 갈수록 ‘확전’을 꾀하고 있다. 추석연휴기간 민심 점검 결과 남북관계 및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등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내주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열기로 한 장외집회를 대규모로 강행키로 했다. 여당의 등원 요청에 대해서는 “먼저 생각과 태도를 바꾸라”며 일축하고 있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국회정상화 여부는 전적으로 여당이 성의를 보여주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며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과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제 도입이 이뤄져야 야당의 등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대권전략에 민생이 희생되고 있다”고 규탄했지만 달리 ‘제지할 방법이 없어’ 속만 끓이다 끝났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의 결의로 즉각적인 장외집회 중단과 정기국회 복귀를 거듭 촉구했지만,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눈치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경제와 서민을 생각한다면 즉시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는 당위론적 주문과 “한나라당은 국회를 버리고 영남에서 당원들을 데리고 장외집회를 열어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만 무성했다.

민주당에서는 “한나라당이 김용순(金容淳)북한 노동당비서의 남한방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민주산악회 재건움직임, 올림픽 등 세 가지 이유로 인해 국회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나라당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남북교류 및 올림픽 기간에는 국회 가동을 피하고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YS의 ‘민주주의 수호 국민 총궐기대회’(민산 발대식)도 견제하기 위해 당분간 장외투쟁을 통해 야당성 부각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운 듯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자민련이 모처럼 민주당을 측면 지원하고 나선 것이 변화라면 변화다. 자민련은 14일 고유가 등 불안한 경제동향, 한빛은행사건, 의료계 폐업, 대북 쌀 지원 등 산적한 현안들을 국회에서 수렴해야 한다며 조속한 국회정상화를 촉구했다.

<윤승모·공종식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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