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범'문건 유출]검찰발표로 본 두갈래 유출경위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47분


‘주간내일’신문에 보도된 검찰의 16대 총선사범 수사처리현황 문건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유출했을까.

대검찰청은 31일 “문제의 문건은 6월경 선거사범수사 중간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대검공안부에서 만든 것”이라며 “청와대와 법무부에 보고하지 않은 만큼 대검에서 유출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검찰의 설명대로라면 문건의 유출경로는 두 갈래로 추정할 수 있다. 대검 간부나 직원 등이 제보차원에서 주간내일 신문측에 제공했거나 정치적인 의도에 따라 정치권 등에 넘긴 문건이 주간내일 신문측에 흘러 들어갔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라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검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최대한 신속하게 진상을 가릴 방침이지만 조사가 쉽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주간내일 신문측은 취재원 보호 등을 이유로 문건입수 경위를 밝히는 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신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기자를 소환 조사할 수도 없다. 또 대검 공안부의 전현직 간부와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중이지만 문건 작성 후인 7월 검찰인사에서 김각영(金珏泳)당시 대검공안부장(현 서울지점장)을 포함한 구성원이 상당수 바뀐 상태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조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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