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大]경선 1위 한화갑의원 "黨위해 노력"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44분


30일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이 소감을 묻는 기자들과 당원들에게 한 첫 말은 ‘화합’이었다.

그는 “조금 전까지 누구를 지지했다고 하는 것은 전부 지나간 일”이라며 “모든 사람은 민주당의 당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측근은 “앞으로 그가 내걸 컨셉트는 ‘화합’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경선 1위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게 한다. 30여년간 따라다녔던 ‘동교동계 비주류’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당의 중심 인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DJ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번 경선 승리로 그는 비서라는 이미지를 벗고 독립적이고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비로소 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의 경선 1위를 놓고 “그 표가 결국은 DJ표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사실상 ‘동교동 대표’로 출마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DJ의 잠재적 계승자 중 한 사람으로 우뚝 섰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로서는 경선 과정에서 김중권(金重權) 김기재(金杞載)후보와 ‘동서연대’를, 김근태(金槿泰) 추미애(秋美愛)후보와 ‘개혁연대’를 맺은 것도 큰 수확. ‘지역’과 ‘이념’을 매개로 해 상당한 우군세력을 확보했다는 지적들이다.

향후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동교동계 내부의 갈등 해소가 급하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權魯甲)상임고문과의 불화가 여권 전체의 내분 양상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당의 신(新)실세로서 대야(對野)관계 등 산적한 현안을 매끄럽게 풀어가야 한다. 그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위원은 ‘킹 메이커’인가 대권주자인가.

“이번 전당대회는 대권과는 무관하다. 모든 당원들이 당을 중심으로 뭉쳐 강력한 여당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을 돕는 것 이외에 당이 할 일은 없다.”

―경선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특정인의 경선 개입을 지적했는데….

“제가 알아서 할 테니 맡겨달라. 내 이름이 ‘한화갑’(경선 유세에서 ‘한국에서 화합을 이룰 수훈갑’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풀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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