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大]'세력지도' 바뀌나?…동교동계 양분양상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47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당내 변화의 조짐은 동교동계의 내부 분열과 그를 중심으로 한 당내 세력의 재편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었던 동교동계가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두 후보를 중심으로 급속히 양분되면서 향후 여권의 권력구도 및 차기구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인사들은 동교동계의 좌장격인 권노갑(權魯甲)상임고문이 이인제후보를 측면지원하면서 같은 동교동계인 한후보와 회복되기 어려운 관계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한후보는 27일 박상천(朴相千)후보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권고문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지칭해 권고문에 대한 강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박후보는 이인제 안동선(安東善)후보와 함께 권고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한후보측은 “권고문이 지구당위원장과 대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한때 ‘보이지 않는 손’의 선거개입을 비난하는 문건까지 작성해 공개할 것을 검토했을 정도다.

하지만 권고문측은 “전당대회가 모양 좋게 끝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며 “측면개입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부인하고 있다.

한화갑 이인제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13명의 후보들도 연대 및 친소관계에 따라 뚜렷이 양분되는 느낌이다. 한후보와의 ‘3인 연대’에 가담한 김중권(金重權) 김기재(金杞載)후보 및 한후보와의 또 다른 ‘개혁연대’를 추진 중인 김근태(金槿泰)후보는 한후보측에 서있다.

반면 ‘반(反) 3인연대’의 핵심인 이인제 박상천 안동선후보와 정대철(鄭大哲)후보 등은 이들과 대립축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교동계 핵심인사들도 문희상(文喜相) 설훈(薛勳) 배기운(裵奇雲)의원 등이 한화갑후보를, 권고문을 중심으로 한 동교동계 주류가 심정적으로 이인제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향후 당 운영은 물론 차기 경쟁도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분화된 양대세력간 파워게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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