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장기수 명단 공개]6·25이후 남파간첩이 70%

  • 입력 2000년 8월 25일 18시 54분


남북이 25일 북한으로 송환될 비전향 장기수 63명의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냉전의 상징물로 남한사회 한편에 어둡게 존재해온 이들의 면면이 세상에 드러났다.

정부와 비전향 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 등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이들 비전향 장기수는 두 부류로 대별된다. 정치공작원(간첩)으로 남파돼 암약하다 체포된 경우가 46명이며, 나머지 17명은 빨치산 인민군 의용군 등으로 활동하다 검거된 경우다. 간첩 중 이재용씨는 ‘납북어부’ 출신이다.

장기수들인 만큼 연령도 많다. 70세 이상이 전체의 82.5%인 52명에 이르며, 90세 이상 장기수도 2명 있다. 또 30년 이상 복역한 사람은 전체의 79.4%에 해당하는 50명. 특히 45년을 복역한 김선명씨는 ‘세계 최장기수’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출신지별로는 남한 출신이 43명으로 북한 출신(20명)보다 배 이상 많다. 시도별로는 대구 경북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다.

51명은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다. 북한에 가족이 없는 12명은 모두 남한 출신으로 주로 빨치산 활동을 한 사람들이며, 대부분은 남한에 가족이 있지만 피해를 줄까봐 그동안 연락을 끊고 살아왔다. 따라서 이들은 가족과 헤어져 북으로 떠나는 ‘또 다른 이산가족’이다. 신인영씨는 93세인 노모와 형제 자매들을 두고 간다. 이경구씨는 부인을, 양정호씨는 형제 자매들과 헤어져 북송길에 오른다.

이들이 북송되면 국내에서 비전향 장기수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일까. 그렇진 않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대책위 측에 따르면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등으로 7년 이상 복역한 사람을 기준으로 할 때 국내 비전향 장기수는 모두 88명이다. 89년 사회안전법이 폐지된 뒤 출소한 비전향 장기수가 모두 102명이었지만 이중 13명은 이미 세상을 떴다. 이인모씨는 93년 3월 김영삼(金泳三)정부 출범 직후 북송됐다.

나머지 88명 중 이번에 북송을 희망한 사람은 65명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빨치산’ 정순덕씨(67·여)와 정순택씨(79)는 전향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북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북송 장기수 63명 명단
이름나이복역이유복역기간(년)
강동근85빨치산 37
고광인66빨치산34
김동기69간첩 34
김명수79간첩37
김석형87간첩30
김선명76인민군45
김영달67간첩30
김영만76빨치산30
김영태71빨치산34
김용규78빨치산34
김용수70간첩27
김우택81인민군40
김은환71간첩31
김익진71간첩31
김인서75빨치산34
김인수77간첩36
김종호88간첩31
김중종75간첩29
김창원67간첩31
박문재78빨치산28
박완규72간첩33
방재순84간첩38
석용화76빨치산20
손성모71간첩19
송상준71간첩36
신광수72간첩15
신인수83간첩30
신인영72간첩32
안영기72간첩38
양정호70간첩31
오형식69간첩31
우용각72간첩42
유연철89간첩27
유운형77빨치산34
유한욱90간첩35
윤용기75간첩40
윤희보84간첩25
이경구71간첩38
이경찬66간첩35
이공순67간첩33
이두균80빨치산(간첩)34
이세균80인민군30
이재용57간첩30
이 종90간첩43
이종환78간첩 43
임병호86간첩32
장 호81간첩 32
장병락67간첩 38
전 진78빨치산 38
전창기83간첩 23
조창손72간첩30
최선묵73간첩38
최수일62간첩 35
최하종74간첩 36
한백렬81간첩23
한장호78간첩39
한종호85간첩16
한춘익76간첩29
함세환69인민군34
홍경선76간첩33
홍명기72간첩38
홍문거80간첩37
황용갑77빨치산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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