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회회담도 급류탈까?…북측 "긍정적"

  • 입력 2000년 8월 20일 19시 07분


이산가족 상봉 등 사회 각 분야의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제도적 정비 문제를 협의하게 될 남북 국회회담의 성사 여부가 정치권의 새로운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7월17일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 국회회담 개최를 공식 제의한 상태. 또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 수행원으로 방북했던 이해찬(李海瓚·민주당) 이완구(李完九·자민련)의원이 북측에 회담 의사를 타진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이의장이 26일부터 9월1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국제의원연맹(IPU) 국회의장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남북 국회의장간에 국회회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측은 아직 회의 참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은 상태이나 남북관계 변화기류로 볼 때 결국 최고인민회의 김영남(金永南)상임위원장이나 최태복(崔泰福)의장 중 한 사람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만약 남북 국회의장 사이에 국회회담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이뤄지면 90년 중단된 남북 국회 접촉이 10년 만에 재개하게 된다. 남북 국회는 85년 4월 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양형섭(楊亨燮)의장의 제의로 2차례의 예비접촉과 10차례의 준비접촉을 가졌으나 90년 2월 팀스피리트를 문제삼은 북한의 남북대화 중단 선언으로 흐지부지됐었다.

그러나 회담을 위한 접촉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남쪽 여야 간에 조율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이의장이 남북 국회회담을 제의했을 때도 민주당은 적극 환영 입장을 나타냈으나 한나라당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나 사전 준비 없이 국회의장이 독단적으로 제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문제제기를 했었다.

여야는 또 국회 내에 남북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관계 특별위원회’ 설치에는 합의해놓고 아직 특위를 구성하지도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은 최근 남북관계의 급진전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근본적 변화에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어 남북 국회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토의 안건을 놓고 여야간에 입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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