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아파나시예프 러大使 "통일향한 큰 걸음"

  • 입력 2000년 8월 18일 18시 38분


분단 후 50년 이상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던 남북이산가족의 상봉장면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TV를 통해 이들의 상봉장면을 지켜보고, 신문에 소개된 이들의 한 많은 인생역정을 읽으면서 감동 받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번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진정한 의미는 상봉이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있다는 징표 자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남북한의 관계 발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남북한 당국은 15년 만에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남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이 만나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 것이었다. 이번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그동안 한반도에 드리워진 긴장을 해소하고 민족적 화해를 이루는 결정적인 중요한 계기였다.

6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이번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말할 것도 없이 민족화해와 한반도통일을 위한 좋은 출발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그동안 분단된 남북한이 직접대화를 통해 통일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왔다. 그리고 6월 남북정상회담은 이런 남북한의 직접대화가 얼마나 건설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50년이 넘는 분단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남북한 사이에 커다란 격차를 초래했다. 이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남북한 당국은 앞으로 모든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이런 노력의 징후들을 금강산 관광과 남북한의 문화 및 스포츠분야 교류, 확대되고 있는 경제협력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나는 또한 남북한 철도망을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결하고, 궁극적으로는 보다 서쪽(유럽쪽)으로 연결하려는 (남북한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지적하고 싶다. 이 계획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남북한 양국과 균형된 관계를 진전시킴으로써 한반도 문제와 관련, 정치 경제분야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푸틴 대통령의 김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분명히 표명됐다. 러시아는 앞으로 한반도 문제와 관련, 더욱 적극적인 접촉을 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주한 러시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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