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 캐릭터 쓰지마세요"…통일부 "北과 마찰우려"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49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캐릭터를 쓰지 마세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에서 인기를 끈 김위원장의 캐릭터 사진 의상 흉내내기 등에 대해 정부당국이 ‘경고성 유권해석’을 내렸다.

통일부는 30일 남북장관급회담 취재진에 배포한 19쪽짜리 ‘남북공동선언 및 주요 현안 관련 질의 응답자료’에서 한쪽 전체를 할애해 “우리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김위원장 사진이나 캐릭터를 사용할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초상권이나 최고당국자에 대한 예우 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당국자는 “김위원장 캐릭터 등의 임의적인 사용은 북한측과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며 이는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북측이 그들 최고당국자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경우가 그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5, 6월 평양학생소년예술단과 평양교예단의 서울 공연 때도 이로 인해 마찰이 빚어졌다. 모일간지에 김위원장의 캐릭터가 실리고, 경복궁에 소풍나온 어린이들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위원장의 얼굴 벽화를 제작하는 모습을 그리자 “어찌 감히 장군님을…”이라며 공연단을 철수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것. 이후 정부는 김위원장 캐릭터가 언론에 나오지 않을까 꽤나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

이와 함께 통일부는 “북한국기(인공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인공기 자체가 갖고 있는 상징성으로 인해 목적과 관계 없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위법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으며, 국민의 법 감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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