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株테크'로 재산증식

  • 입력 2000년 7월 29일 20시 35분


16대 국회에 새로 진출한 국회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본인과 가족 명의의 주식투자를 재산증식 수단으로 이용했고, 보석류와 고서화, 예술품에 투자한 의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공개된 신규등록 국회의원 127명의 재산상황을 보면, 본인이 기업의 대표나 대주주가 아니면서도 활발하게 주식에 투자한 경향은 정보통신업계에 종사했던민주당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에게서 두드러져 부동산에 편중된 중진들과 대조를 보였다.

비기업인 가운데 주식투자를 가장 많이 한 의원은 정보통신부장관을 지낸 민주당 남궁석(南宮晳) 의원으로, 전체 신고재산 45억9천만원 가운데 본인 명의로 삼성SDI 등 6개 종목에 투자한 금액이 23억6천700만원에 달했다.

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출신인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은 전체 재산 신고액 52억원 가운데 본인과 부인 명의의 주식이 26개 종목 13억6천100만원을 차지했고,

데이콤 사장을 지낸 같은 당 곽치영(郭治榮) 의원은 신고재산 총액 15억6천300만원중 한전 등 6개 종목에 본인 명의로 1억2천3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곽 의원의 경우 부인 명의로 3천300만원, 장남 3천600만원, 차남 300만원, 장녀600만원 등 전 가족이 고루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2억3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민주당 김덕배(金德培) 의원은 SK텔레콤 등 20개종목에 본인 명의로 22억4천1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언론인 출신인같은 당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본인과 부인이 모두 29개 종목에 6억7천500만원의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다.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 의원은 본인이 LG투자증권 등 4개 종목에 2억3천400만원을, 부인이 18종목에 1천600만원을 소액 분산투자하고 있었고, 같은 당 신현태(申鉉泰) 의원은 7개 종목에 3억8천900만원의 주식을 보유했으며,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9개 종목에 1억1천200만원 상당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 가운데 112억7천8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민주당 박상희(朴相熙) 의원은자신이 대주주인 미주실업 주식 53억6천300만원 등 주식이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애경그룹 회장인 같은 당 장영신(張英信) 의원도 대다수 재산을 주식 형태로 보유하고 있었다.

귀금속을 가장 많이 신고한 의원은 한나라당 강신성일(姜申星一) 의원으로 영화배우 출신인 부인이 1.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1개를 비롯해 흑진주, 에메랄드 등 고가 보석류 10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의원은 부인의 1.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1점을신고했고, 민주당 김윤식(金允式) 의원은 7억3천800만원의 주식과 함께 부인의 1.4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1개와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귀걸이 1쌍을 신고했다.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의원은 한나라당 이연숙 의원으로, 이응로 김기창 등 유명작가의 동양화와 서예 10점을 소유하고 있고, 민주당 이정일(李正一) 의원도 남농의 동양화와 백자 도자기 3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골프회원권을 갖고 있는 의원들도 적지 않아, 민주당 이정일 의원의 경우,본인 명의 4개, 부인 명의 2개 등 6개 회원권을 갖고 있으며, 자민련 안대륜 의원도본인 명의로 6개를, 그리고 민주당 김윤식 의원은 본인 3개, 부인 2개 등 모두 5개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 연합뉴스 맹찬형기자]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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