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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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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민주당 원내총무실에서는 이같은 ‘괴첩보’가 입수돼 백방으로 이를 확인하느라 법석을 떨었다. 결국 민주당측은 “민주당과 자민련을 이간시키려는 한나라당의 심리전”이라고 결론짓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당 관계자들은 개운치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대다수가 자민련이 요구하는 국회법 개정안의 단독처리를 주장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개편안 등 현안 처리를 위해서는 자민련의 도움이 절실한데, 이를 위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것.
한 참석자는 “비록 단독 처리에 따른 비난 여론이 들끓겠지만 여름 휴가철인데다 8월엔 이산가족 상봉, 민주당 전당대회 등 굵직한 이슈에 묻힐 것이기 때문에 9월 정기국회 전엔 여론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균환(鄭均桓)총무는 이날중 국회 운영위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자민련측에 전달했고, 자민련도 반색하며 단독 처리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자민련 오장섭(吳長燮)총무도 “민주당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모처럼 환한 얼굴이었다.
그러면서도 자민련측은 반신반의했다. 한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한나라당은 장외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민주당이 이런 벼랑끝 격돌을 감수하겠느냐”며 여전히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