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매월 4만6000엔의 보험료를 내온 미즈키 유키노(62·여)는 최근 자신이 받게 될 실제 연금액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1500만엔 정도로 예상했던 배당금이 173만엔에 불과했던 것.
가입시의 미즈키의 연금 ‘설계서’에 따르면 65세 이후 첫 10년 동안 기본연금을 매년 100만엔씩 받는 것으로 돼 있다. 또 기본연금과 별도로 배당금이 나오는데 이는 연금이 아니라 일시금 형태로도 선택해 받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약 1500만엔이라고 쓰여 있다. 미즈키는 “가입시에는 배당금이 줄 수 있다는 설명은 듣지 못했다”며 보험사에 대해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노후자금으로 생각했던 연금이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먼저 버블기(고금리시대)를 거쳐 저금리시대를 살아가는 일본에선 고금리시대에 보험사들이 좋은 세일즈 ‘재료’로 사용했던 배당금이 거의 사라져 곤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로 고금리시대에 계약된 대부분의 개인연금보험에서 몇 년간 배당금이 전혀 나오지 않아 실제 수령액은 기본연금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것.
문제는 배당금이 시장 상황에 따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보험사들이 설계서에 조그마한 글씨로 적어놓았을 뿐이어서 상당수의 보험가입자들이 배당금을 실제 수취할 수 있는 액수로 착각한다는 점이다. 일본에선 고금리시대에 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에 대한 연금 지급이 본격화되는 시점이어서 이런 문제는 앞으로 더욱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