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남북 핫라인 설치…사고 예방 큰 도움

  • 입력 2000년 6월 14일 01시 1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남북간 핫라인(직통전화)이 설치될 수 있을까. 남북 최고당국자간에 핫라인이 설치된다면 우발적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간의 원활한 의견교환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발전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국방위원장은 13일 “94년 김일성(金日成)주석 서거 전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회담을 한다고 했을 때 직통전화 한 통화면 (남측이 원하는) 자료를 다 줬을 텐데…”라고 운을 뗐다. 남북간에 직접 연락방법이 있다면 북측도 적극적으로 도울 의사가 있음을 ‘통 크게’ 표현한 것.

김대통령은 김국방위원장의 언급을 놓치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이에 동감한다. 앞으로는 직접 연락하자”고 남북간 핫라인 설치제의를 구체화한 것.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된 실무자간 정보교환의 수준을 한단계 더 높여 청와대와 평양시 중구 남산동에 있는 김국방위원장 집무실간의 거리를 좁히자는 제안이다. 과거 미국과 구(舊)소련간에 설치된 핫라인이 긴장완화에 큰 도움이 됐던 경험에 비춰볼 때 남북 핫라인 구축은 김대통령이 강조해온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6월 연평해전 때도 남북간에 핫라인이 있었다면 군사긴장이 완화됐을 것이라는 평가처럼 핫라인 설치는 남북간 신뢰구축을 한단계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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