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날" 관심2題]DJ가방속엔?―비행기 조종은?

  • 입력 2000년 6월 12일 21시 32분


▼DJ가방속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평양 방문 때 들고 갈 가방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미국과 러시아 등 핵보유국 대통령들은 해외 출장시 ‘핵가방’을 들고 다닌다. 10∼20㎏짜리 핵가방을 든 요원이 24시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한밤에도 옆방에서 대기한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핵가방을 열고 암호에 따라 핵단추를 누르는 것이 이들의 임무.

물론 비핵보유국인 한국의 김대통령에겐 핵가방은 없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돌발적인 중대 사태에 대비한 ‘비상수단’을 가지고 갈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국가 안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곳과 언제든지 비상 연락이 닿아야 하기 때문.

따라서 위성통신 장비는 대통령의 필수품이 될 것 같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이 위성통신이 2400여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간 우리 인공위성 ‘아리랑 1호’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

김대통령은 또 평소 가방에 한두 권의 노트는 꼭 챙겨 다닌다. 평소 ‘메모광’인 김대통령은 지난 두 달간 정상회담 준비를 할 때에도 깨알같은 글씨로 꼼꼼히 노트를 했었다는 전언이다. 북한 관련 각종 수치와 과외 수업 내용까지 적혀 있는 이 노트가 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의 ‘지혜 보따리’가 될 전망이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비행기 조종은?▼

“분단이후 처음 북한 영공에 합법적으로 진입하는 사람은 누굴까.”

정상회담을 위해 비행기로 평양에 가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엄밀히 따지면 김대통령이 아니다. 바로 김대통령과 수행원 및 기자단을 태우고 비행금지구역을 넘게 되는 비행기 조종사다. 이는 비행기 조종석이 탑승객 좌석보다 앞에 있기 때문.

이번에 북녘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공군 1호기와 아시아나 민간 항공기 등 2대. 김대통령은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수행원 및 기자단은 아시아나 항공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항공기와 조종사의 신원은 철저하게 보안에 가려져 있다. 다만 공군 1호기의 경우 공군내 최고의 비행시간을 자랑하는 영관급 ‘탑 건’이 분명하고 아시아나기도 ‘코드 1’ 임무를 전담해온 베테랑 조종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항공기 운항에 대한 일체의 세부 사항은 김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북측과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이 된 상태.

따라서 어느 비행기가 먼저 ‘비행금지라인’을 넘게 될지도 현재로선 비밀에 해당한다. 분명한 사실은 두 비행기의 조종사 중 한 사람이 맨 먼저 북한 영공에 진입할 것이라는 사실. 정부 관계자는 “조종사의 신원이 외부로 노출될 경우 즉시 교체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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