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산업연구원장 性추문…노조로부터 사퇴 압력

  • 입력 2000년 5월 27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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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부의 핵심 경제브레인인 산업연구원(KIET) 이선(53)원장이 성추문에 휘말려 노동조합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출연기관인 산업연구원 노조는 27일 이 원장이 지난해부터 6명의 여직원들을 퇴근 후나 휴일에 밖으로 불러내 성희롱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와 관련, 지난 22일 이 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해당 여직원들에게 앞으로 어떤 불이익 조치도 취하지 않는 동시에 이 원장은 6월3일까지 사퇴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냈다.

노조와 이 원장간 면담 자리에는 일부 간부급 직원이 동석했고 노조는 이 원장이 내달 3일안에 사퇴할 경우 여직원 성희롱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는다는 조건아래 이 각서를 보관중이다. 노조 측은 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전자우편(E메일)을 통해 전직원에게 통보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 원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직원들이 노조 측에 대응책을 호소함으로써 드러났다.

이 원장은 “여직원들을 성희롱한 사실은 전혀 없으며 사실로 드러나면 언제든 사퇴할 용의가 있다”면서 “너무 황당하고 억울하다. 노조가 계속 이같이 주장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여직원을 밖으로 불러낸 것과 관련, 이 원장은 “지난 4월5일 식목일에 한 여직원을 불러내 식사를 같이 했다”며 “그러나 이는 노조 가입을 만류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노조에 각서를 써준 데 대해 이 원장은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진상을 정확히 밝힐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자신의 여직원 성희롱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노조 전임자 축소 문제로 연구원측과 마찰을 빚고 있던 강성 노조원들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원장은 DJ 경제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중경회’의 핵심멤버로 DJ정부 출범과 함께 산업연구원장으로 선임됐다. 이 원장은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거쳐 88년부터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로 일해 왔었다.

신일섭<동아닷컴 기자>sis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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