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지명 표정]자민련 "JP 뜻이라면…"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13분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로 지명된 22일 청와대와 민주당은 “DJP공조 복원을 위한 시동이 걸렸다”며 환영했고, 자민련도 몇몇 인사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는 현실론이 대세를 이뤘다.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은 22일 오전 첫 비행기로 제주에 도착해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묵고 있는 롯데호텔에서 JP와 30여분간 단독 면담.

면담 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방을 나선 강총장은 곧장 서울로 전화를 걸어 보좌관에게 “총장 사직서를 준비하라”고 지시. 강총장은 기자들에게 “JP가 당을 위해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하더라”며 JP의 총리직 추천 결정을 전달.

그는 그러나 “서로 필로소피(철학)가 틀려 얘기가 안되더라. 상식이 비상식에 눌리는 격이니…”라며 허탈한 표정.

강총장은 또 이총재 이후 당 지도체제와 관련, JP가 “내가 총재직을 맡지는 않겠다. 당에서 상의해서 정하면 된다”고 했다고 전언.

○…JP는 강총장과의 면담이 끝난 뒤 셔츠 차림으로 이수영(李洙榮)비서실장 김광수(金光洙) 변웅전(邊雄田)의원 등과 함께 미니버스를 타고 인근 골프장으로 향했다.

JP는 ‘이총재의 총리지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날처럼 굳은 표정만 지으며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JP로서도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언급.

○…당초 이총재의 총리지명에 대해 반발하던 자민련의원들은 이날 오전 김명예총재와 여권 사이에 이미 교감이 오갔다는 말이 흘러나오면서 “대세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체념하는 표정들.

이총재 총리지명에 반대해온 김학원(金學元)대변인까지 성명을 내고 “국내적으로 중요하고도 어려운 시기에 이총재가 국무총리에 지명된데 대해 기대와 성원을 보낸다”고 환영.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총재의 총리지명에 대해 환영일색.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은 “양당간 인식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아픔이 있었지만 이제는 선거도 끝났고 국정공조는 앞으로 계속해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풍부한 경륜을 가진 이총재가 총리에 지명됨으로써 국민도 안정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환영.

<서귀포〓이철희·전승훈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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