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5共초반 통치日誌 발견…날짜별 국정내용 기록

  • 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29분


61년 ‘5·16’군사쿠데타부터 68년까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실과 청와대 비서실에서 작성한 ‘일지(日誌)’가 최근 청와대 도서관 자료실에서 발견됐다.

일지의 분량은 A3용지 크기로 15권. 내용은 당시 박정희(朴正熙)대통령(최고회의의장 시절 포함)의 일정과 국내외 정세, 지시사항, 인사내용, 국내외 주요뉴스의 개요로 펜글씨 기록이다.

이 일지는 ‘5·16’ 이후 3공화국 권력핵심부가 직접 작성한 ‘1차 사료(史料)’라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 청와대에 남아 있는 통치사료기록서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때의 82권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때의 111권이 전부.

편년체 형식으로 작성한 이 자료는 정치 행정 외교 국방 군사 경제 사회 반혁명사건 등 국정전반에 대해 기술했으며 특히 ‘중요업무’와 ‘주요정무’ 항목에는 신문이나 관보에 나오지 않는 동정과 활동도 수록돼 있다.

내용 중 주요대목은 쿠데타 이후 권력장악 과정과 63년 5대 대통령선거실시상황, 김종필(金鍾泌)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이른바 ‘자의반 타의반’ 외유, ‘6·3’사태상황 등. 또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택시미터제실시, 다방커피판매금지 등의 조치도 곁들였다.

일지 작성 담당자는 최고회의 비서실(63년 12월17일 박정희의장이 대통령에 취임할 때까지)과 대통령비서실 산하 정무수석실 담당직원. 그러나 67년분 일지 1권(14권)이 유실됐으며 68년 ‘1·21’사태 등 청와대가 혼란을 겪었던 시기에는 아예 기록이 없다.

정은성(鄭恩成)대통령통치사료비서관은 “학계의 검증을 거쳐 이 자료가 당시의 통치활동을 기록한 유일한 일지임을 확인했다”며 “함께 찾은 ‘대통령각하 지시실천사항(1980∼88년:대통령비서실간행)’ 등과 함께 이달 중 정부기록보존소로 자료를 이관, 영구보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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