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의 분량은 A3용지 크기로 15권. 내용은 당시 박정희(朴正熙)대통령(최고회의의장 시절 포함)의 일정과 국내외 정세, 지시사항, 인사내용, 국내외 주요뉴스의 개요로 펜글씨 기록이다.
이 일지는 ‘5·16’ 이후 3공화국 권력핵심부가 직접 작성한 ‘1차 사료(史料)’라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 청와대에 남아 있는 통치사료기록서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때의 82권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때의 111권이 전부.
편년체 형식으로 작성한 이 자료는 정치 행정 외교 국방 군사 경제 사회 반혁명사건 등 국정전반에 대해 기술했으며 특히 ‘중요업무’와 ‘주요정무’ 항목에는 신문이나 관보에 나오지 않는 동정과 활동도 수록돼 있다.
내용 중 주요대목은 쿠데타 이후 권력장악 과정과 63년 5대 대통령선거실시상황, 김종필(金鍾泌)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이른바 ‘자의반 타의반’ 외유, ‘6·3’사태상황 등. 또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택시미터제실시, 다방커피판매금지 등의 조치도 곁들였다.
일지 작성 담당자는 최고회의 비서실(63년 12월17일 박정희의장이 대통령에 취임할 때까지)과 대통령비서실 산하 정무수석실 담당직원. 그러나 67년분 일지 1권(14권)이 유실됐으며 68년 ‘1·21’사태 등 청와대가 혼란을 겪었던 시기에는 아예 기록이 없다.
정은성(鄭恩成)대통령통치사료비서관은 “학계의 검증을 거쳐 이 자료가 당시의 통치활동을 기록한 유일한 일지임을 확인했다”며 “함께 찾은 ‘대통령각하 지시실천사항(1980∼88년:대통령비서실간행)’ 등과 함께 이달 중 정부기록보존소로 자료를 이관, 영구보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