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경선겨냥 與중진 "도와달라" 표밭갈이 분주

  • 입력 2000년 5월 5일 20시 03분


“요새는 뜬금 없이 ‘도와달라’며 인사하는 사람이 많다.”

민주당의 한 재선 당선자의 말이다. “뭘 도와달라는 얘기냐”고 물으면 “알면서 왜 그러느냐”며 어색해 하기 일쑤라고 이 당선자는 덧붙였다.

이달 말로 다가온 원내총무 경선과 9월 전당대회에서의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출마 의사가 있는 중진들의 발길이 바쁘지만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막중한 대사를 눈앞에 두고 드러내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도와달라”고만 한다는 것.

이 당선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민주당은 요즘 조기 경선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겉으로는 모두들 조심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월 최고위원 경선을 벌써 준비해야 하느냐”는 지적에 한 최고위원 출마예정자는 “집권여당이 9월 정기국회 도중에 전당대회를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늦어도 8월말까지는 경선을 완료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최고위원 당선권에 진입하려면 최소한 3개월은 뛰어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다. 5000명이 넘는 대의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지역별로 기초조직을 구성하는 데만 1개월 이상 걸린다는 것.

향후 정치일정과 최고위원의 ‘정치적 중요성’이 중진들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선출될 최고위원은 임기가 2년으로 2002년 6월 지방선거 공천과 비슷한 시기로 예상되는 차기 대선후보 경선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다.

그래서인지 당내에선 벌써부터 “이번 최고위원 경선은 전례없는 돈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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