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영배고문 "정권 바뀌면 피바람"발언 파문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19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 ‘피바람’이 불 것이다.”

영수회담 이후 분위기가 누그러진 듯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관계가 2일 난데없는 ‘피바람’ 발언으로 들썩거렸다. 문제의 발언자는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영배(金令培·사진)고문. 김고문은 이날 과거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비서 출신들의 모임인 인동회(忍冬會·회장 방대엽·房大燁)가 개최한 당선자 축하모임에서 “우리는 김대통령이 깨끗하고 아름답게 국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자칫 우리가 다음 정권 창출에 실패하면 우리나라에 엄청난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김고문의 말에 한나라당이 발끈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김고문의 망언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이는 현정권의 정권유지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김고문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영수회담에서 김대통령의 약속은 허구임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비난했다.

김고문은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친목단체 모임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회원들의 합심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한나라당 권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일로 영수회담의 취지가 훼손돼선 안된다”며 ‘확대 해석’하지 말아줄 것을 주문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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