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자민련 "3당총재회담을"

  • 입력 2000년 4월 23일 20시 00분


여야영수회담 준비과정을 지켜보는 자민련 관계자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총선 참패에 따른 당의 급격한 위상 추락을 새삼 절감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그동안 여야영수회담은 3당 총재회담이 돼야 하며 여의치 않다면 연쇄총재회담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비록 위축된 당세지만 엄연히 ‘캐스팅 보트’를 쥔 제3당인만큼 응분의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한동(李漢東)총재의 회동이 조만간 이루어지리라는 게 당직자들의 기대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여권이 한나라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말을 못 꺼내고 있지만 두 분이 만나자는 제의가 곧 올 것”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이런 분위기가 전달돼왔다”고 소개.

○…하지만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간의 ‘DJP’회동에 쏠리는 관심이 더 큰 형편.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회담이 이뤄진다 할 지라도 현재의 ‘어색한’ 양당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긴 어렵고 결국 JP의 의중이 관건이기 때문.

그러나 JP는 여전히 민주당과의 공조재개에 부정적. 23일 JP는 이태섭(李台燮) 이긍규(李肯珪) 이정무(李廷武)의원 등 낙선인사들과 골프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독자행보’를 강조했다고.

○…한편 JP의 신당동 자택에는 여권인사들의 조용한 발길이 계속 이어지는 중. 22일에는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과 차흥봉(車興奉)보건복지부장관이 방문. 이에 대해 JP측은 “‘인사차 방문’을 막을 이유가 있느냐”고 설명. 그러나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 방문 이후 한때 ‘외부인 절대사절’을 강조했던 데 비해 감정이 누그러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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