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권노갑씨 상임고문역할 강조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40분


19일 정치권 일각에서 민주당 권노갑(權魯甲)고문의 대통령정치특보 임명설이 제기됐으나 하루도 지나기 전에 ‘없었던 일’로 정리됐다.

그동안 ‘막후역할’을 맡아왔던 권고문이 장관급인 정치특보로 임명될 경우 여권의 권력지도에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은 뻔한 일. 이와 관련,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당초에는 권고문의 위상을 ‘공식화’하는 문제에 대해 고려했었다는 후문이다. 총선 직후에도 남북정상회담과 여야공조 등 정치적 난제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대통령 주변에 중량감 있는 별도의 정치참모가 필요하다는 보고가 청와대에 제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즉각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97년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을 정치특보로 임명했을 때 “정치 9단이 얼마나 급했으면…”이라는 식의 반응이 나왔던 것처럼 자칫 정권위기론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힘을 잃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를 정치적 보폭을 넓히려는 권고문측의 ‘자가발전’으로 오해하기도 했다는 것.

이같은 부정적인 견해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면서 김대통령은 19일 오전 여권 핵심인사를 만나 권고문이 앞으로 상임고문으로 민주당에 상주하면서 기존 역할을 계속 하는 쪽으로 정리해줬다는 것.

이에 따라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과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날 ‘권고문 정치특보 임명설’에 대해 일제히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권고문과 통화했는데 ‘기자들을 만나면 사실이 아니라고 꼭 전해달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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