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판문점서 22일 실무회담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20분


남북정상회담의 제반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준비접촉이 22일 판문점에서 열린다.

북한은 19일 오후 4시 판문점 남북적십자연락관 접촉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을 22일 판문점의 남한측 ‘평화의 집’에서 갖자는 남한측 제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북측이 준비접촉 장소를 판문점으로 수용함에 따라 94년 7월8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경호회담 이후 5년9개월여 만에 판문점이 남북당국 간의 대화통로로 재가동된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장재언(張在彦)위원장은 전통문에서 “우리(북)는 역사적인 평양상봉 및 최고위급회담과 관련한 실무절차를 협의하기 위한 준비접촉을 22일(토) 오전 10시 판문점 귀측 지역에서 가지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전통문은 “이번 준비접촉은 그 성격과 1994년에 있은 북남최고위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때의 전례를 고려하여 각기 부상급(차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3명의 대표와 3명 정도의 수원으로 대표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며 당초 남한측이 제안한 5명의 대표안에 대해 수정제의했다.

전통문은 이어 “우리는 판문점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원들의 신변안전을 위하여 22일 오전 9시30분 쌍방 적십자연락대표를 통해 신변안전담보 각서를 교환할 것을 제의한다”며 “귀측의 긍정적인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남북정상회담 준비기획단 2차회의를 여는 동안 북측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뒤 대표인원을 축소한 북한측 수정제의에 대한 대책을 논의, 이르면 20일 북측에 응답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6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명시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조항을 재천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평양 정상회담 후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간 평화정착의 최대 걸림돌이 돼온 평화협정 체결의 당사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당국자는 19일 “남북기본합의서 제1장 5조에는 ‘남과 북은 현 정전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대목이 포함돼 있다”며 “합의서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상징적 차원에서 평화체제 전환에 대한 양측 정상의 재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지금까지 평화협정의 당사자가 북한과 미국이라고 주장하며 우리 정부와의 대화를 한사코 기피해왔다”며 “1차 정상회담에서는 이같은 북한의 입장을 감안, 평화협정의 주체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는 선에서 협정체결의 당위성을 상호 인정하는 포괄적인 선언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영찬·김영식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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