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중진 대거 탈락…민주-한나라당 100여석 확보예상

13일 전국에서 실시된 제16대 국회의원 총선 개표 결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지역구에서 100여석을 확보한 가운데 제1당을 둘러싸고 이날 밤늦게까지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잠정집계 결과 시민단체의 낙선후보 명단에 올랐거나 다선인 중진의원들이 대거 탈락한 것으로 나타나 세대교체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중진의원 가운데 낙선이 사실상 확정된 사람은 민주당의 이종찬(李鍾贊·서울 종로), 한나라당의 이세기(李世基·서울 성동), 자민련의 이태섭(李台燮·경기 수원장안) 이택석(李澤錫·고양 일산갑) 박철언(朴哲彦·대구 수성갑), 민국당의 이수성(李壽成·경북 칠곡) 김윤환(金潤煥·경북 구미) 신상우(辛相佑·부산 사상) 이기택(李基澤·부산 연제) 박찬종(朴燦鍾·부산 중-동)씨 등이다.

양당은 각각 비례대표를 합쳐 120석 안팎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정국은 일단 양당 대결 구도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공동여당에서 이탈한 자민련이 비례대표를 합쳐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데다 어느 정파도 과반수 의석(137석) 확보가 어려워 정국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결 구도 속에 불안정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일단 과반수의석 확보를 위한 무리한 의원 영입을 자제하고 남북정상회담에 대비해 초당적인 협력분위기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나 야당은 이번 총선을 ‘관권 금권 및 신(新)북풍이 총동원된 불법 타락선거’로 규정해 공세를 펼 방침이어서 경우에 따라 원구성 협상 등 임기 초반부터 국회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여권은 또 안정적인 정국 운영을 위해 자민련과의 정책적인 공조 복원을 추진한다는 입장아래 14일 중에라도 자민련측과 물밑접촉을 가질 예정이어서 자민련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날 밤 11시 전국적으로 43%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한나라당은 104곳 △민주당은 101곳 △자민련은 12곳 △민국당은 1곳 △한국신당은 1곳 △민주노동당은 1곳 △무소속후보는 7곳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동대문을 서대문갑 동작갑 마포을 구로갑, 인천 서-강화을, 대전 서갑, 경기 군포 광주, 강원 춘천, 충북 청주-흥덕 충주, 충남 서산-태안 당진, 전북 김제 등 전국적으로 모두 30여곳에서 막판까지 1000표 이내의 혼전이 계속돼 판세 가늠을 어렵게 했다.

이날 잠정 집계 결과 한나라당은 영남, 민주당은 호남, 자민련은 충청 등 전통적인 강세지역에서 압도적으로 의석을 ‘싹쓸이’하는 독점 양상을 보여 지역대결구도가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의석 97석 가운데 60석 안팎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선거 막판에 불어닥친 ‘남풍(南風·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이 수도권 경합지역의 판세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서 민주당의 임종석(任鍾晳·서울 성동) 김성호(金成鎬·서울 강서을) 장성민(張誠珉·서울 금천), 한나라당의 오세훈(吳世勳·서울 강남을) 등 386세대 신진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