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올브라이트 美국무장관 CNN회견

  • 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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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 남북한의 정상회담 합의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에 응한 북한의 의도는 알 수 없으나 정상회담 자체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첫걸음으로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주디 우드러프 앵커와 올브라이트 장관의 일문일답.

▼남북한-日과 지속 논의▼

―남북 정상회담은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진 돌파구로 생각하는가.

“우리는 오랫동안 남북 대화를 권고해왔다.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남북한 및 일본과 논의를 해왔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물밑 노력이 진행돼 왔다는 얘기인데 왜 북한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는가.

“북한은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왜 이같은 결정을 내렸는지 자신있게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취임초부터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우리도 햇볕정책에 공감을 표시하고 지지했다.”

―북한이 경제 난관을 타개하고 지원을 더 얻기 위한 하나의 책략으로 정상회담에 동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북한의 경제가 어렵고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는 것도 사실이나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첫걸음으로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북한의 의도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수주일 이내에 미국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지난해 평양을 방문한 선례를 따라 미국에서 북-미간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여하튼 고위급 회담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다.”

―북한이 언젠가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개발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현실적인 판단인가.

“북한은 일단 한가지는 실행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했다. 영변 핵프로그램도 합의된 틀 안에서 동결됐고 금창리 지하핵의혹시설에 대한 방문도 5월 다시 이뤄질 것이다.”

▼金正日은 아직 미스터리▼

―북한을 불투명한 폐쇄사회라 했는데 김정일(金正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알기로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과 TV나 라디오를 통해서만 접하고 공개적으로 연설한 적이 없다는데….

“그는 우리 모두에게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나는 그 인물됨을 김대중대통령과 실제 정상회담을 할 때 알게 될 것으로 본다. 그는 지도자이면서도 베일에 가려져 있고 그가 이끄는 사회 또한 불투명하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진일보한 것이다.”

―너무 답이 짧다. 실제로 당신은 지금 말한 것보다 김정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그에 관한 보도는 많지만 그를 어떤 쪽으로라도 규정하기는 힘들다. 그는 아버지 김일성(金日成) 사후 자신의 권력과 북한의 실질적 통치자라는 점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생각한다. 지난번에 북한을 방문한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에게 김정일에 대해 물어봤지만 별 뾰족한 대답을 듣지 못할 정도로 김정일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미국이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했는가.

“우리는 협상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 상기할 점은 대북관계를 둘러싸고 한미일 삼각 공조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은 늘 우리와 접촉해왔고 신임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과도 긴밀한 협조를 유지해왔다. 오늘 아침에도 그와 통화를 해서 긴밀한 상호협력을 다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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