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약 空約불과" 선관위 이례적 비판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16대 총선에 참여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8개 정당의 주요 공약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정당이 공약의 구체적인 실현가능성과 실현의지를 유권자들에게 제시하기보다는 공약을 ‘전시물’로서 간주하는 성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내놓은 ‘정당의 정견 정책자료집’에서 이같이 평가하고 “각 당이 내놓은 10대 중점 정책공약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개별성이 있는 정책공약을 앞세우기보다는 포괄적인 정책공약을 제시하는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선관위가 총선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의 공약을 한 권의 자료집으로 묶어 내놓은 것은 선관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특히 공약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선관위는 이 자료집에서 선거가 ‘인물경선’에서 ‘정책경선’으로 바뀌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공약의 실현가능성과 예산계획 제시 △선거후 공약이행 여부에 대한 평가작업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후보자의 지역공약 분석 △공약개발시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 및 정책 기본방향과의 충분한 사전 조율 등을 제시했다. 선관위 고위관계자는 “이번 총선을 정견 정책 중심의 건전한 선거로 유도하기 위해 선거에 참여한 모든 정당의 공약과 정책을 모아 분야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자료집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료집은 선관위가 한국정책학회(회장 윤정길·尹正吉 건국대행정대학원장)에 의뢰해 만든 것으로 유권자들이 △각 당 정책의 기본방향 △10대 중점정책 △국회 상임위별 세부 공약사항 등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자료집에는 청년진보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의 각종 분야별 공약도 상세히 기술돼 있는데 유권자들은 인터넷(www.nec.go.kr)을 통해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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