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DJ하야'공방]YS까지 가세 '진흙탕 싸움'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7분


《경제정책과 병역비리 수사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23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하야(下野)논쟁으로까지 번졌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이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까지 나서 김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고 나서는가 하면 민주당은 이총재와 김전대통령에게 “국내에서 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공격을 가하고 나서 총선정국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與 "국기 흔드는 망언…李총재는 YS앵무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이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고 나서자 민주당은 23일 “국기를 흔드는 망언”으로 규정하며 극도로 흥분한 분위기. 그러면서 YS와 이총재를 한데 묶어 ‘나라망친 세력의 망언’으로 몰아붙이고 나서는 등 강력한 반격전을 전개.

이날 선대위 간부회의에서 YS와 이총재를 향해 위험수위를 넘는 ‘막말’이 쏟아진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YS와 이총재의 하야발언은 정치 사회적 혼란을 조성해 헌정을 파괴하고 정권을 탈취하자는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지금 대통령이 하야한다면 이 나라와 경제는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YS와 이총재가 제기한 하야론은 뒤집으면 ‘정권탈취론’과 다름없다”고 공격.

특히 민주당은 YS와 이총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병역비리 수사불응 및 하야주장을 한데 대해 “이총재는 YS의 전위병으로 그의 지침에 따라 움직이는 앵무새나 다름없다”며 두사람의 동맹관계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정대변인은 “김대통령을 흔들기 위해 두 사람은 과거의 후견자와 후계자의 관계로 되돌아갔다”며 “특히 YS는 이총재를 내세워 나라 망친 부끄러움을 명예회복하려고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한나라당 "정치적 임기 만료" 민국당 YS 편들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2일 불을 지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하야(下野)’ 공방에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23일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23일에는 약간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이총재의 발언이 총선 후 김대통령의 하야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언급했을 뿐인데도 민주당이 “당장 하야하라고 했다”며 생떼를 쓰고 있다는 것. 이는 김대통령에 대한 하야 발언이 자칫 중산층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

하지만 민주당으로부터 “이 나라에 살 자격도 없다”는 공격을 받은 데 격노한 YS는 정면으로 김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YS는 “과거 박정희(朴正熙)군사독재정권 때도 나를 외국에 내보내기 위해 온갖 회유와 제안을 해온 적이 있다”며 “이 정권이 군사정권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 한 측근은 “김전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단호한 자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국당 김철(金哲)대변인은 “민주당의 이성을 잃은 폭언에 대해 김전대통령이 김대통령 하야발언을 한 것은 정당방위”라며 YS를 적극적으로 옹호. 김대변인은 또 “사실 민주-자민련 간 내각제 약속에 의하면 김대통령의 정치적 임기는 작년말로 만료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적극적으로 김대통령의 하야주장에 동조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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