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반격나선 한나라]李총재 "DJ만 도와준다" 포문

  • 입력 2000년 2월 23일 23시 5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진영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양상이다. 이는 무엇보다 이른바 ‘제4신당’ 창당작업이 생각 밖으로 급류를 타고 있기 때문. 이총재측은 일단 사방에서 쏟아지는 파상 공격에 대한 방어에 치중하면서 결정적인 반전(反轉)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공천인책 있을수 없는일▼

○…이총재는 2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야권의 신당 출현은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장기화를 도와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아무런 명분도 없는 역사에 반하는 행위”라고 강력 비난. 이총재는 또 당내 일각에서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의 인책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문책이나 사의표명 등의 얘기는 일절 언급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으면서 정면돌파를 시도.

이총재측은 이와 함께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신당을 ‘여권의 2중대’로 몰아 신당 바람을 차단한다는 전략.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이 이날 성명을 내고 “공천 탈락자들이 추진하는 신당 창당은 과거 97년 대선 당시 이인제(李仁濟)후보가 김대중후보의 집권을 도왔던 것과 같은 ‘제2의 이인제’와 다를 바 없다”고 몰아붙인 것도 같은 맥락.

▼YS 지원여부에 촉각▼

○…이총재측은 이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의리’ 운운하며 듣기에 따라 신당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자 YS의 신당 지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이총재의 한 측근은 “YS가 신당 지원에 나섰다고 믿고 싶지 않지만 만일 그렇다면 이번 총선을 ‘3김(金) 대 1이(李)’의 대결 구도로 몰아갈 것”이라고 강조.

그러나 이와 달리 이총재 진영 내부에서는 이총재가 더 늦기 전에 YS를 직접 찾아가 담판을 벌여 어떤 식으로든 신당 파문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돼 주목.

▼청년조직 "정치개혁 높이 평가"▼

○…이총재는 이날 당 공천을 주도한 윤여준(尹汝雋)총선기획단장을 선거대책부본부장 겸 선대위 종합조정실장으로 임명, 윤단장 중심으로 총선을 치를 것임을 시사.

또 한나라당 청년 조직인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공동대표 김영선·金映宣) 소속 16대 총선 출마자 23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총재를 측면 지원. 이들은 “이번 공천이 정치개혁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면서 공동정책 개발 및 비민주적 당론에 대한 불복종 운동 전개 등 당선 후 실천할 7대 공약을 공개.

▼TK 공천자 모임 박근혜씨 불참▼

○…한나라당의 대구 경북지역 공천자들은 23일 저녁 대구시내 한 음식점에서 회동, 야권신당 바람에 흔들리지 말고 일치단결해 총선을 치를 것을 다짐.

이날 모임에는 선약을 이유로 불참의사를 밝혀온 박근혜(朴槿惠)의원을 제외하고 이 지역 공천자 26명이 참석.

강재섭(姜在涉)대구시지부장은 “공천과정에서 절차나 정체성 등에 문제가 있었지만 정권창출이란 큰 목표를 위해 대구 경북이 힘을 모아 당의 주축이 되자”고 당부.

그러나 이해봉(李海鳳)의원 등 일부 참석자들은 “김윤환(金潤煥)고문 등 중진의원 3명의 처리방법이 치졸했다”며 “총선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인책론을 제기.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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