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심사 스케치]일부지역 막판까지 반전거듭

  • 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한나라당 공천심사는 각 계파가 발표 전날인 17일 밤 늦게까지 힘겨루기를 벌이는 가운데 이회창(李會昌)총재까지 나서 ‘공천 개혁’을 주장하는 등 막판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등 어지러운 양상을 보였다.

▼영등포갑 고진화씨 유력▼

○…서울 동대문갑은 한승민(韓承珉)동덕여대강사와 이동화(李東和)전서울신문주필이 막판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영입자인 한씨 배려설이 유력. 서울 중랑을은 강동호(姜東鎬)한국언론피해구제협회장이, 서울 성북갑은 정태근(鄭泰根)전연세대총학생회장의 이름이 단수로 거론.

교체대상인 백남치(白南治)의원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는 15대 총선 때 민주당후보로 출마해 백의원에게 근소한 차로 패했던 고영하(高永夏)씨의 이름이 대두. 이총재측과 김덕룡(金德龍)부총재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측이 첨예하기 맞붙은 서울 영등포갑은 이총무가 밀고 이총재측이 지원사격한 고진화(高鎭和)전성균관대총학생회장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

▼박찬종씨 대항마찾기 고심▼

○…대구 남구는 김종대(金鍾大)전보건복지부관리실장이 밀려나고 김만제(金滿堤)전포철회장이 우세. 수성갑의 이원형(李源炯)위원장은 강재섭(姜在涉)의원의 지원사격으로 활기를 찾아가며 교체설이 돌았던 박종근(朴鍾根)의원도 살아나는 모습.

현승일(玄勝一)전국민대총장은 계속 대구 중구를 희망하고 있고 김찬우(金燦于)의원과 정신과 의사인 송수식(宋秀植)씨가 불꽃을 튀겼던 경북 청송-영덕-영양은 김의원에게 무게 중심이 쏠리는 형국.

부산 서구는 박찬종(朴燦鍾)전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대항마 찾기에 고심하는 모습. 서울 양천갑에서 밀려난 김영선(金映宣)의원은 여성 공동대변인 혹은 청년유세단을 맡으며 전국구에 배려될 것이라는 전언.

○…단수 압축설이 나오던 지역도 막바지가 되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사위인 윤상현(尹相炫)서울대국제대학원초빙교수는 서울 동작을 공천이 유력했으나 김덕룡부총재와 서청원(徐淸源)전사무총장이 강력 반발하면서 유동적인 상태. 박인제(朴仁濟)변호사의 공천설이 유력했던 경기 성남분당을은 분당갑 공천에서 밀린 임태희(任泰熙)전재경부과장이 ‘다크 호스’로 부상. 박재욱(朴在旭)전의원 공천설이 돌았던 경북 경산-청도는 최병국(崔炳國)전영천경찰서장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

▼"이총재 본격개입" 분석▼

○…그동안 공천심사 개입을 자제하던 이총재가 17일 공천심사위 홍성우(洪性宇)위원장과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을 당사로 불러 보고를 받은 데 대해 당내에서는 이총재측의 본격 개입 신호라는 분석이 지배적.

하총장은 이총재 면담 뒤 “총재는 ‘현재까지 공천심사 과정에서 말이 많지만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 그러나 이총재의 한 측근은 “공천심사위가 현역 중심으로 가는 데 대해 측근 그룹에서 여러 차례 보고서를 올린 끝에 총재가 직접 ‘개혁적인 인선’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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