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심사 스케치]"代案없다" 중진 구제 움직임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민주당의 호남지역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15일 현역의원 물갈이폭 축소 및 일부 중진의 회생설로 중앙당사는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또 ‘386세대’ 수도권 재배치론에 대한 해당지역 공천자들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낙천 예상자들의 탈당도 이어졌다.

▼"낙하산 공천 반대" 유인물▼

○…호남지역은 당초 ‘텃밭 물갈이’ 차원에서 현역의원을 절반정도 교체할 방침이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당 기여도와 ‘대안 부재론’ 등을 내세워 현역 및 중진의원들이 구제되는 분위기. 특히 시민단체의 낙천자 명단에 ‘단골’로 올랐던 김봉호(金琫鎬·전남 해남-진도)국회부의장에 대한 회생설이 여권 핵심인사들로부터 흘러나왔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부의장은 한동안 여론조사에서 별로 안좋게 나와 탈락설이 퍼졌다”며 “그러나 당기여도가 있어 표창은 못줄망정 이럴 수가 있느냐는 얘기가 있다”고 말해 구제 가능성을 시사.

○…민주당이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서울강서을)의원에 맞설 이른바 ‘저격수’를 계속 찾고 있는 가운데 이지역 공천신청자인 장성민(張誠珉)전청와대국정상황실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지역 유지들과 호남향우회원 등이 서명한 ‘낙하산 공천’ 반대 유인물을 돌리며 지역구 사수를 주장.

당의 밀실공천을 정면 비판하며 탈당한 장세환(張世煥·전북 전주완산)씨는 “여권의 실세들은 사실상 공천의 실력자들로서 공천심사위를 무력화시키고 첨예한 지분 늘리기 경쟁에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

▼영입파 "공천약속 지켜라"▼

○…‘밀실공천’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자 민주당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당직자들에게 함구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공천발표가 2,3일 늦어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으나 특정인사에 대한 공천불가피설, 밀실공천설 등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우리 당은 과학적인 여론조사와 실사 중심으로 시민사회의 개혁요구를 반영해 ‘유권자 공천’을 하고 있다”고 주장.

○…낙천설이 나도는 홍문종(洪文鐘·경기 의정부)의원 등 일부 영입파 의원들은 영입당시 받아놓은 재공천 각서를 무기로 내세워 여권 실력자들에게 약속이행을 촉구. 인천의 영입파 중진의원도 “당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재공천을 보장한 만큼 당에서 공천탈락설을 흘리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며 흥분.

<양기대기자>k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