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원 수사맡은 두검사]"위기의 검찰 우리가 구한다"

  • 입력 2000년 2월 14일 01시 57분


지난해 언론문건 사건과 옷로비 의혹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서울지검 정상명(鄭相明·50)차장검사와 박만(朴滿·49)대검 감찰1과장이 이번에는 정형근(鄭亨根)의원 체포 실패로 곤경에 처한 검찰의 '특급 소방수'로 등판했다.

12일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이 전임자를 문책 인사함에 따라 각각 서울지검 1차장과 공안 1부장 직무대리에 임명된 두 검사는 13일 오전 청사에 출근해 정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진두 지휘했다. 온종일 두 검사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러나 검찰내부에서는 두 검사가 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해 검찰의 명예를 회복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정차장 검사는 지난해 정의원의 '언론문건' 폭로로 시작된 언0론문건 사건을 총지휘하면서 큰탈없이 수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검사들 중 손꼽히는 달변가인 그는 쏟아지는 언론의 의혹사항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여론을 잠재웠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의원은 당시에도 피고소인이었으나 끝내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아 정차장이 이번에는 정의원을 청사로 불러들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또 박부장은 지난해 11월 옷로비 의혹 사건과 사직동팀 보고서 유출사건으로 검찰이 위기에 몰렸을 당시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대검 중수부에서 이 사건의 주임검사로 활약했다.

검찰내에서도 손꼽히는 원칙론자인 그는 결국 김태정(金泰政)전 법무장관과 박주선(朴柱宣)전 대통령법무비서관을 구속했고 우여곡절 끝에 옷로비 위증사건 수사까지 마무리했다.

두 소방수 검사와 정의원의 숨바꼭질과 기세싸움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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