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심사 막바지]남는 사람 떠나는 사람

  • 입력 2000년 2월 11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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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개별통보 시작 ▼

민주당은 11일 공천심사가 일단락됨에 따라 탈락자들을 대상으로 개별통보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권노갑(權魯甲)고문과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 등이 역할을 분담해 탈락 대상자들을 본격 접촉. 권고문은 주로 낙천 대상 현역의원을 개별적으로 만나 “상황이 어렵게 됐다”며 ‘명예퇴진’을 권고하고 있다는 후문.

그러나 임복진(林福鎭)의원은 “우연히 권고문을 만났지만 공천관련 얘기는 일절 없었다”고 말하는 등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 박정훈(朴正勳·전북 완주-임실)의원은 “권고문을 우연히 만났더니 약간 비관적으로 얘기를 해 마음을 비웠다”며 담담한 표정. 또 전북 익산의 이협(李協)의원은 “권고문이 나와 최재승(崔在昇)의원이 함께 사는 방안을 연구해 보자고 말하더라. 지역에서 지지율이 높은 만큼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의지를 피력.

이에 대해 익산에서 공천이 유력해진 최의원은 이날 한국유권자연맹으로부터 문화관광위 ‘의정활동 최우수 의원상’을 받은 뒤 “의정활동을 잘하는 의원이 유능한 것 아니냐”며 여유.

▷ 유인학씨 마음 비운듯

○…김총장은 이날 서울 송파에 공천을 신청한 유인학(柳寅鶴)조폐공사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폐공사사장직 사표를 내지 말라”고 통보. 이에 유사장은 “조폐공사 일을 열심히 하겠다”며 선뜻 수용하더라고 김총장은 설명. 김총장은 기초단체장 중 공천신청자들에 대해서는 대전의 송석찬(宋錫贊)유성구청장과 서울 김성순(金聖順)송파구청장 2명을 제외한 전원에게 사표를 내지 말라고 통보했다는 것. 김총장은 “송구청장은 무조건 출마이며 김구청장은 시한이 내일까지인 만큼 하루만 두고 보자”고 말해 사실상 공천이 유력한 상태임을 시사. 이에 따라 김병태(金秉泰)의원은 공천이 유동적.

○…‘설(說)’에 시달리는 의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지역구가 분할된 양성철(梁性喆·전남 담양-장성-곡성)의원은 “나는 공천 기준에 크게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으니 잘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고, 김명규(金明圭·전남 광양-구례)의원은 “나 이외의 대안이 없으리라고 본다”고 자신.

비례대표설이 나도는 김영진(金泳鎭·전남 강진-완도)의원은 “지난 총선 때도 엉뚱한 말들이 많았으나 결국 공천을 받았다”며 “나를 비례대표로 한다는 말도 엉뚱한 얘기”라고 자신감을 표명. 이와는 별개로 그동안 서울 마포을에 공을 들여온 ‘건강박사’ 황수관(黃樹寬)씨는 전국 유세지원을 다녀야 한다는 당 관계자들의 건의에 따라 비례대표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 경우 마포을에는 함승희(咸承熙)변호사의 공천이 유력하다고.

그러나 김상현(金相賢)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청와대와 민주당 일각에서 나를 제거하려는 음모가 있다”며 최악의 경우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것임을 선언. 역시 탈락대상에 오른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측에선 “한마디 사전 상의 없이 언론에 흘리는 식으로 밀어낼 수 있느냐”고 불만을 표시.

▷ 이정찬고문 '대안부재' 회생

○…한때 낙천설이 돌기도 한 이종찬(李鍾贊)고문과 정대철(鄭大哲)전의원 등은 결국 공천 쪽으로 정리. 이고문의 경우 대안부재 상황이며 정전의원의 경우 시민단체의 낙천 명단에 포함됐으나 ‘다행히’ 상대후보인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의원도 명단에 포함돼 특별한 하자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 고려됐다는 것.

그동안 경쟁자들과 혼전을 해왔던 동대문갑의 김희선(金希宣)위원장은 여성 배려 차원에서 공천키로 했다는 후문. 김총장은 “서울에 몇명 안되는 여성위원장을 공천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공천 방침을 시사. 그러나 이날 청와대정무수석실의 이상환(李相煥)정무비서관은 서울 동대문갑 공천을 받겠다며 사표를 제출.

▷ 진념장관 출마 조율관심

○…남궁석(南宮晳)정보통신 이상룡(李相龍)노동부장관의 출마선언에도 불구하고 ‘불출마’를 고집했던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은 한화갑(韓和甲)의원 등 당내 동교동계로부터 “선거가 급하지 무슨 소리냐”는 강압적 설득이 계속되자 이날 오후 늦게 출마를 결심하고 곧바로 사표를 제출. 그러나 정작 청와대 핵심에서 “진장관은 행정부에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최종 조율 결과가 주목. 한편 당내 일각에서 전북 군산에 무소속 강현욱(姜賢旭)의원의 영입설이 도는 데 대해 여권 핵심에선 “그나마 한명밖에 없는 호남 비민주당의원을 영입하면 다른 지역에서 ‘호남 싹쓸이’라는 비난이 나와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반론도 강한 상황.

○…유용태(劉容泰·서울 동작) 김충일(金忠一·서울 중랑을) 김명섭(金明燮·영등포갑)서정화(徐廷華·인천 중-동-옹진) 홍문종(洪文鐘·경기 의정부) 이성호(李聖浩·남양주)의원 등 수도권 영입파 의원들의 거취도 관심.

이들 중 일부가 공천교체 대상이라는 보도가 나간 데 대해 김총장 등 당지도부는 “확정된 사실이 없다. 영입파 의원들은 우선 배려한다는 것이 확고한 원칙”이라고 적극 부인. 그러나 지역구 여론이 극히 나쁜 2, 3명의 영입파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란 관측도.

<윤승모·송인수기자> ysmo@donga.com

▼ 한나라 '살생부' 윤곽 ▼

한나라당 공천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공천 살생부(殺生簿)’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자 이를 뒤집기 위한 몸부림도 치열하다.

○…당내에서는 오세응(吳世應) 김정수(金正秀) 백남치(白南治) 박승국(朴承國)의원과 선거구가 통합된 백승홍(白承弘·대구 서구) 김재천(金在千·경남 진주) 임진출(林鎭出·경북경주)의원의 공천 탈락설이 대두.

오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분당을에는 비공개로 공천신청한 박인제(朴仁濟)변호사의 공천이 유력. 김정수의원 지역인 부산진을에는 도종이(都鍾伊)부산시의원 공천설이 나돌면서 김의원측은 도의원의 ‘불법사례’를 모은 보도자료를 배포.

백남치의원의 지역인 서울 노원갑에는 15대 때 출마했던 고영하(高永夏)씨의 공천설이 대두. 박승국의원의 대구 북갑은 김석순(金石淳)킴스치과원장이 우세한 가운데 김길부(金吉夫)전병무청장도 도전. 백승홍의원은 강재섭(姜在涉)의원에게 밀리는 것이 확실시되자 대구 중구 등 다른 지역 공천을 희망.

하순봉(河舜鳳)총장과 공천을 겨뤄야 하는 김재천의원은 이미 무소속 출마 불사 방침을 공언. 임의원은 지역구에서 밀릴 경우 여성 몫 비례대표를 희망. 대구 동구에서는 강신성일(姜申星一)위원장이 서훈(徐勳)의원을 리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서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태세.

▷ 조순씨 종로출마 신경전

○…서울의 경우 종로에는 조순(趙淳)명예총재를 내세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조명예총재와 이회창(李會昌)총재측의 신경전이 치열. 조명예총재는 옹립 출마하는 형식을 취해 주기를 기대하나 이총재측은 “알아서 하라”는 입장.

중랑을은 강동호(姜東鎬)언론피해구제협회장과 이연석(李年錫)당연수원부원장 대결로 압축. 영등포갑은 이총재측이 미는 고진화(高鎭和)전성균관대총학생회장과 김덕룡(金德龍)계의 권기균(權奇鈞)21세기지식사회연구소장이 막판 힘겨루기 중. 영등포을에는 김진호(金辰浩)전서울지하철공사사장이 유력하나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인사의 영입설도 나온다.

동작을에서는 386세대인 서울대 윤상현교수의 배치설이 나오고 교육부장관을 지낸 이해찬(李海瓚·민주당)의원 지역구인 관악을에는 현직교사인 권태엽(權泰燁)씨를 대항마로 내세울 예정.

○…대구의 경우 중구는 꾸준히 지역을 관리해온 박창달(朴昌達)위원장이 유리하고 이 지역을 희망했던 현승일(玄勝一)국민대총장은 대구의 다른 지역으로 입성할 듯.

남구는 비공개 신청한 김종대(金鍾大)전보건복지부기획관리실장을 박삼옥(朴三玉)한국스포츠TV사장이 맹추격 중. 대구지역 최대격전지로 꼽히는 수성을은 이총재측이 미는 박세환(朴世煥)의원이 고지를 선점했다는 전언.

▷ 수원 장안 박종희씨 유력

○…경기 수원 장안은 자민련의 이태섭(李台燮)부총재에 대항할 주자로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한 박종희(朴鍾熙)동아일보기자가 유력하다는 전언.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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