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安保문제 총반격 나서…땅굴은폐 의혹까지 제기

  • 입력 2000년 1월 20일 19시 38분


국민회의의 ‘이회창(李會昌)총재 안보서신 공세’에 대해 19일 성명 한장으로 대응했던 한나라당이 20일 강력한 반격에 나섰다.

이총재는 이날 일정을 바꿔 주요당직자회의를 직접 주재, 공세를 진두지휘했다. 다만 본인 명의의 서신이 문제된 만큼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의 입을 빌려 대여 공세를 폈다.

하총장은 “이미 확인된 이총재 자제들의 병역문제를 꺼낸 것은 야비한 작태”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뒤 “한국전쟁 중 수많은 젊은이들이 군에 갔다 왔는데 통지서를 받지 못해 군에 못갔다는 김대통령의 말은 확인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대통령 자신이 병역문제가 있는데 군을 어떻게 통솔할 수 있느냐”며 국회국방위 등을 열어 제반 안보문제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가 끝난 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현 정권은 말 못할 대북커넥션 때문에 북한에 발목이 잡혀 당당히 한번 맞서지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경기 연천에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 발견됐다’는 내용을 담은 지난해 12월 24일자 ‘시민운동연합신문’기사를 돌리면서 현 정권의 땅굴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남침용 땅굴’ 발견설은 한달여 전 당 정보팀에 제보가 접수돼 진위를 확인 중이었으나 이날 이총재측이 하총장에게 제보 내용을 건네줘 이대변인이 발표한 것.

한나라당이 이같이 총공세에 나선 것은 총선전략상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 특히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땅굴 은폐의혹까지 제기한 것은 이총재 아들들의 병역문제로 불이 옮겨 붙는 것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듯하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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