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신경전 이대로 끝날까…자민련, 청와대에 유감서한

  • 입력 2000년 1월 19일 23시 52분


새천년 민주당 창당대회를 하루 앞둔 19일 공동여당은 ‘공조유지냐’ ‘결별이냐’의 문제로 또 한차례 갈등을 겪었다.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 배제에 반발해온 자민련은 이날 강력한 유감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냈다.김대통령은 결국 이날 국민회의 민주당 간부초청 만찬자리에서 내각제 약속을 재확인하며 자민련을 달래야 했다.

그동안 자민련은 ‘DJP합의’의 당사자인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물론이고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까지 나서 민주당측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으나 민주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대행이 직접 민주당 정강정책을 기초한 장재식(張在植) 조찬형(趙贊衡)의원에게 배경을 확인했으나 “김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는 설명 뿐이었다. 내각제를 공동정권의 기반으로 여겨온 자민련으로선 강한 배신감과 함께 모멸감까지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 이날 오전에 열린 자민련 당무회의에서는 “이제 결별을 해야 한다” “이대행의 창당대회 참석도 취소해야 한다”는 등 민주당 성토가 줄을 이었다.

결국 자민련은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을 청와대와 민주당에 보내 항의서한을 전달했고 김대통령으로부터 “내각제 약속을 결코 저버리지 않는다”는 발언을 이끌어냈다.

김대통령의 발언으로 이날의 양당간 신경전은 일시 ‘봉합’된 듯하다. 하지만 내각제를 둘러싼 공동여당 내부 갈등은 여전히 계속될 전망이다. 김총장은 이날 김대통령의 발언내용을 전해듣고도 “내각제 약속이 민주당 정강정책에 포함돼야 한다는 원칙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