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민주당의 경쟁률이 5 대 1 정도였던 점과 비교하면 뚜렷한 여당 선호경향이 나타났으나 한나라당측은 “양보다는 질”이라고 주장.
○…최고의 경쟁률은 한만우변호사 이증전울산문화방송사장 정병국전의원보좌관 신기섭 당정책위수석전문위원 등 10명이 신청한 울산남을. 이 지역은 이규정(李圭正)의원의 국민회의 입당으로 공석이 된 곳이다.
한나라당의 강세와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은 각각 9 대 1과 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서상목(徐相穆)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지구당위원장 자리가 빈 서울 강남갑에는 최병렬(崔秉烈)부총재와 김홍신(金洪信·전국구) 김철(金哲·전국구)의원, 권문용(權文勇)강남구청장, 장수완(張壽完)당기위부위원장 등이 신청해 이번 한나라당 공천전에서 가장 화려한 후보 면면을 과시.
○…서울 송파갑 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 논란을 빚었던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오후 3시반경 보좌관을 통해 공천신청서를 제출. 당내 상당수 의원과 측근들은 “총재가 지역구에 출마하면 지원유세 등 당 총선전략 전반에 차질이 생긴다”며 만류했고,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으로 출마하는 김성순(金聖順)송파구청장이 ‘예상 밖의 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총재는 “이번 총선 출마는 송파갑 주민들과의 약속”이라며 출마 고집을 꺾지 않았다는 것. 한 측근은 “‘선거구 조정 등을 살피면서 공천신청을 해도 늦지 않다’고 건의했으나 이총재는 ‘다른 신청자들과 똑같은 절차를 거치겠다’며 신청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소개.
○…이총재의 측근 중 고흥길(高興吉)특보는 성남 분당, 진영(陳永)변호사는 서울 용산, 유경현(柳瓊賢)전민주평통사무총장은 서울 양천갑, 황영하(黃榮夏)전총무처장관은 경기 파주에 각각 공천신청서를 제출. 일찌감치 강원도 삼척에 내려가 지구당위원장으로 터를 닦아온 진경탁(陳京鐸)전의원도 신청서를 냈으며 박세훈(朴世勳)강원지사비서실장은 속초-고성-인제-양양이 분구될 경우 출사표를 던질 예정. 당 관계자들과 일부 측근사이에서는 “총재 측근들이 대거 공천신청을 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이날 공천신청을 일단 마감함에 따라 당내에서는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두고 계파 간 힘겨루기가 치열해질 전망. 공천심사위원장에는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이 유력하며 10명 내외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총재는 이날 총재단 및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외부인사도 2, 3명 포함시켰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 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사의 공천심사참여가 실현될 전망.
○…이번 공모에서는 전국구의원들도 대거 신청. 경기 고양 일산에는 안재홍(安在烘) 조웅규(曺雄奎)의원과 함께 여성전국구인 오양순(吳陽順)의원이 함께 신청. 또 박원홍(朴源弘)의원이 재선고지에 도전하는 서울 서초갑에는 전국구인 김찬진(金贊鎭)의원이 도전.
이외에 여성전국구인 김영선(金映宣)의원은 서울 양천갑에 신청, 유경현전평통사무총장 김동수(金東洙)현위원장과 열띤 공천경합을 벌일 전망. 이형배(李炯培·전국구)의원은 전북 남원에 신청.
○…김영삼(金泳三) 측근 인사들도 상당수 부산지역에 신청.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은 해운대-기장갑,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은 연제, 최광(崔洸)전보건복지부장관은 사하갑에 냈다. 또 황병태(黃秉泰)전의원은 경북 문경-예천에, 유송근(劉松根)전YS경호부장은 울산 중구에 신청. YS는 이들에 대해 “잘 해보라”고 격려했다는 후문. 이 때문인지 16대 총선을 앞두고 이총재와 YS 간에 ‘전술적 제휴’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
<박제균·정연욱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