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헌금없이 총선어떻게…" 野 뒤숭숭

  • 입력 2000년 1월 3일 20시 12분


“전국구 공천 대가로 특별당비를 받는 것은 헌법상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모 일간지와의 신년인터뷰에서 한 이 발언을 놓고 한나라당 내부가 뒤숭숭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야당이지만 총선 출마자들의 후보등록비라도 지원해줘야 하는데 특별당비까지 안받으면 무슨 돈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얘기냐”고 의아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97년 대선 때도 이총재가 지정기탁금제를 포기한 것이 주요 패인(敗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과거 야당들은 전국구 공천헌금을 받아 지역구 출마후보들을 지원해온 게 관례였다. 한나라당도 현행 정치자금법대로 총선을 치른다면 국고보조금 103억원과 전국구 공천헌금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해야 할 형편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당선안정권의 전국구 후보들에게 공천헌금을 받는다는 방침 아래 물밑접촉을 진행 중이었다는 것. 총선 실무자들은 이번 이총재의 공천헌금 관련 발언으로 총선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총재측은 “‘공천헌금을 안받겠다’고 얘기한 게 아니라 전국구의 기본취지인 직능대표성을 살려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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