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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1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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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총리는 이날 김포공항 의전실에서 박태준(朴泰俊)총재를 비롯한 자민련 의원 및 당직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김총리가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합당반대 기자회견을 한 데 잔뜩 고무된 표정이었다.
김총리는 조만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및 박총재와 만나 합당문제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회동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청와대 총리실 자민련측은 한결같이 “늦어도 이번주 중 연쇄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이 김총리 부재 중 “연말까지 합당논의를 매듭짓겠다”며 합당 추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양자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우에 따라선 22일 김총리의 귀국보고 형식으로 양자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측은 김총리가 현재 합당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김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합당 쪽으로 ‘U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공동여당이 합당하지 않을 경우 내년 16대 총선에서 여권 의석이 최고 30석까지 줄고 합당을 하면 여권이 충청권을 석권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면 김총리도 이를 납득하지 않겠느냐는 것.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도권에서는 300∼400표 차로 당락이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양당 지지표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합당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총리와 박총재의 회동도 관심거리. 김총리는 19일 회견에서 박총재가 “김총리는 80% 정도 합당 쪽으로 기운 느낌”이라고 말한 데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밝혀 두 사람 관계의 봉합 여부도 관심사다.
또 김대통령은 19일 박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복합선거구제 추진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23일 열리는 김대통령과 박총재의 주례회동도 합당과 맞물려 있는 선거구제의 향방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