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자금수수說 반응]與 "문제 안된다" 野 "진실 드러났다"

  • 입력 1999년 12월 17일 01시 07분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의 ‘DJ 정치자금’ 관련 발언에 대해 정치권은 16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권은 천원장의 발언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치자금 수수가 대가성도 없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한나라당은 김대통령의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김대통령이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회장을 통해 받았다고 알려진 정치자금이 정치자금법 이전에 ‘기업’으로부터 받은 것이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주장. 국정원도 16일 밤 천원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갖고 김대통령의 대가성없는 정치자금 수수를 강조한 것이 와전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

그러나 국민회의는 천원장의 발언이 몰고올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면서 사태추이를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예의 주시.

▽…한나라당은 천원장의 발언으로 김대통령의 정치자금 수수관행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대여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

특히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97년 대선자금 조성과 관련, 여권의 집요한 ‘세풍(稅風)’공세에 시달려온 탓인지 “이제야 반격의 계기를 잡았다”며 파문의 향배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

이총재는 이날 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 등 핵심당직자들을 불러 긴급대책회의를 개최.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천원장이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는 없었다고 하지만 ‘정치자금에 관한 한 깨끗하다’고 말해온 김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상 뒤집어진 것 아니냐”며 “당 차원에서 김대통령 정치자금 수수의 전모를 확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강조.

▽…한편 여권 내에서는 천원장의 이날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한심하다”는 반응.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도대체 뜻하지 않은 사고가 터지는 통에 정말 무슨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천원장을 원망.

이런 기류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안의 성격이나 중대성으로 보아 천원장이 책임을 지지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

〈정연욱·공종식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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