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지역구 공천경쟁]영남·호남·충청권 총점검

  • 입력 1999년 11월 14일 18시 50분


《내년 ‘4·13’ 국회의원 총선을 향한 ‘공천경쟁’의 불길이 점점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정국은 여전히 연일 파열음에 휩싸이고 있지만 공천을 향해 뛰는 현역 의원들과 원외인사들의 발걸음은 바쁘기만 하다. 이같은 공천경쟁양상은 어느 곳보다 여야 3당이 제각기 자당(自黨)의 ‘텃밭’이라고 여기는 충청 호남 영남권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호남▼

‘겉공기는 조용, 물밑경쟁은 치열.’

최근 국민회의의 한 의원은 공천경쟁을 앞둔 호남지역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공천기준으로 “지역구 여론을 중시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얘기함에 따라 지역구에 사무실을 내고 ‘얼굴알리기’에 주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민회의 채영석(蔡映錫)의원과 한나라당 강현욱(姜賢旭)의원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는 전북 군산에서는 오영우(吳榮祐)마사회장, 엄대우(嚴大羽)전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학생운동권 출신인 함운경(咸雲炅)씨 등이 경합자로 거론된다.

윤철상(尹鐵相)의원 지역구인 전북 정읍은 김원기(金元基)상임고문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는 곳. 그러나 나종일(羅鍾一)전국가정보원차장과 외교관 출신인 김세웅(金世雄)아태민주지도자회의사무총장도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

조찬형(趙贊衡)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남원에서는 ‘언론대책문건’ 사건에 휘말려 분주해진 이강래(李康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달 사무실을 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으며 강동원(姜東元) 중앙당후원회사무총장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북 임실―순창의 경우 정세현(丁世鉉)전통일부차관이 이번 2차 신당추진위원 명단에 포함돼 현역인 박정훈(朴正勳)의원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전남 담양―장성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탈락의 수모를 겪었던 박태영(朴泰榮)전산업자원부장관이 국창근(鞠?根)의원을 상대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황주홍(黃柱洪)아태평화재단사무부총장은 최근 전남 강진―완도에 사무실을 내고 3선인 김영진(金泳鎭)의원과 맞붙을 태세.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지역구인 전남 해남―진도에서 전남일보 이정일(李正一)회장이 벌써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박양수(朴洋洙)사무부총장도 도전장을 냈다.

또 진도출신인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경우 전적으로 김대통령의 결심에 따른다는 입장이지만 본인의사와는 관계없이 후보군으로 부상한 상황.

<공종식기자〉kong@donga.com

▼충청▼

내각제 개헌 연기로 인해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위상’ 약화 조짐이 엿보이는 충청권은 어느 지역보다 여권 내 공천경합이 뜨겁다. 특히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 가능성이 높아 양당 내 주자(走者)들은 벌써부터 물밑에서 당 대 당 대결을 벌이고 있다.

대전 동구에선 김칠환(金七煥·동갑) 이양희(李良熙·동을)의원에게 국민회의 소속 남재두(南在斗) 송천영(宋千永)전의원이 도전장을 낸 상태. 특히 김의원은 공동여당 합당 시 독자행동할 가능성이 커 공천경합이 더욱 치열하다.

국민회의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이 출마 의사를 내비친 서갑도 관심 대상. 이곳에는 한나라당 이재환(李在奐)전의원도 재기를 노리고 있어 이원범(李元範)의원의 수성(守城) 여부가 주목된다.

충남에선 청양―홍성의 이완구(李完九)의원과 조부영(趙富英)주택공사사장이 한판 승부를 벼른다. 15대 총선에서는 조사장이 자민련 후보로 나와 신한국당 후보였던 이의원에게 석패. 아산의 자민련 이상만(李相晩)의원에게는 국민회의 황명수(黃明秀)부총재가 도전 중이고, 연기의 자민련 김고성(金高盛)의원에게는 국민회의 임재길(林栽吉)지구당위원장이 공천대결을 신청한 상태.

충북에선 여권 신당에 참여한 안광구前통상산업부장관이 청주의 자민련 소속인 오용운(吳龍雲), 또는 구천서(具天書)의원과 맞설 태세. 오의원은 이미 지구당위원장직을 신광성(申光成)씨에게 넘겨준 상태이나 불출마를 단정하기는 시기상조. 충주에선 여권 신당에 참여한 이원성(李源性)전대검차장이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현역인 자민련 김선길(金善吉)의원과 대결 중.

보은―옥천―영동에선 자민련 어준선(魚浚善)의원과 15대 총선 때 어의원에게 지역구를 양보한 같은 당 박준병(朴俊炳)의원과의 교통정리가 관심사. 국민회의의 이용희(李龍熙)전의원과 최환(崔桓)전부산고검장의 행보 또한 관심사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영남▼

영남권은 한나라당이 강세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김영삼(金泳三)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 추종자들의 향배, 여권의 일부 중량급 인사 포진 가능성 등 변수들 때문에 주목을 끈다.

한나라당 정문화(鄭文和)의원이 버티는 부산 서구에서는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의 도전 가능성이 높다. 김전실장은 해운대―기장을 출마도 검토 중. 박찬종(朴燦鍾)전의원의 서구 출마설도 흘러나온다. 와병 중인 한나라당 최형우(崔炯佑)의원의 지역구인 연제구에서는 최의원의 부인인 원영일씨의 움직임이 활발.

국민회의 서석재(徐錫宰)의원의 사하갑에는 곽정출(郭正出)전의원과 최광(崔洸)전보건복지부장관 엄호성변호사 등이 도전장을 낸 상태. 자민련 김동주(金東周)의원의 해운대―기장을에서는 현 안경률(安炅律)한나라당위원장과 오규석(吳圭錫)전 기장군수가 뛰고 있다.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은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북―강서갑에 사무실을 냈지만 연제구 출마도 검토 중.

경남 창원을에서 한나라당 황낙주(黃珞周)의원에 맞서 김규칠(金圭七)시사평론가와 이주영(李柱榮)변호사의 공천경쟁이 뜨겁다. 의령―함안에서는 한나라당 윤한도(尹漢道)의원에 맞서 조홍래(趙洪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정동호(鄭東鎬)전의원이, 한나라당 황성균(黃性均)의원이 버티는 사천에서는 이방호(李方鎬)전수협회장등이, 진해에서는한나라당허대범(許大梵)의원에 맞서 김우석(金佑錫)전내무장관이 도전장을 낸 상태.

창녕에서는 국민회의 김태랑(金太郎·전국구)의원이 한나라당 노기태(盧基太)의원에게 도전했고, 통영―고성에서는 여권 신당멤버인 이근식(李根植)전경남부지사가 한나라당 김동욱(金東旭)의원과 결전 태세. 울산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이 확실한 최병국(崔炳國)전대검중수부장이 지역구를 저울질 중.

자민련 박구일(朴九溢)의원의 대구 수성을에서는 박세환(朴世煥·한나라당 전국구)의원과 이성수(李聖秀)대구시의회의장 등이 공천경합에 나섰고,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포항북에서는 자민련 허화평(許和平)전의원과 한나라당 이병석(李秉錫)위원장이 도전 중.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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