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문]정국 급속냉각…野, 4일 부산서 집회

  • 입력 1999년 11월 3일 20시 03분


‘언론대책문건’ 파문으로 국회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지만 여야3당 원내총무들은 3일 비공식 접촉조차 갖지 않았다.

대신 여야는 장외집회 공방만 벌였다.

한나라당은 여당이 국정조사 실시 원칙에 합의해 놓고 증인채택이나 조사기간 등 세부사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며 시간을 끌고 있어 국민에게 직접 알리기 위한 장외집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3일 “국정조사의 기본목표는 언론장악 음모의 진실을 밝히는 것인데도 여권은 ‘언론장악문건’ 제보과정을 문제삼아 본질을 흐리고 있다”면서 “여당이 본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수용하지 않는 한 장외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4일 오후 부산역광장에서 열리는 ‘김대중정권 언론장악음모 규탄대회’의 분위기 고조를 위해 3일 오후 부산으로 내려가 지역언론인 간담회를 갖고 현 정권의 언론탄압 움직임을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부산집회에 이어 인천이나 수원 등 수도권 장외집회도 검토 중이다.

반면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의 부산 장외집회는 지역감정을 악용하려는 정치적 술수라며 장외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이날 “한나라당이 국민의 여망을 뿌리치고 장외로 돌려고 하는데 언제까지 국회를 마비시키고 기다려야 하는가”라면서 “한나라당은 예산과 법률안 심의 등 국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을 조장해 진실을 숨기고 거짓말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부산을 장외집회 장소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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