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 또 시끌]'총재의 독선' 내분

  • 입력 1999년 9월 11일 19시 21분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취임후 처음 외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의 주류 비주류간의 내홍(內訌)은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이다.

▼"李총재 3金 닮아가나"▼

11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 등 주류측은 민주산악회(민산) 추진세력을 포함한 비주류를 “‘3김정치’의 역학구도아래 움직이는 조직”이라며 “3김정치 청산을 거부하는 모든 세력에 배타적으로 대할 것”이라고 맹포격을 가했다. 바로 전날인 10일 의원총회에서 비주류측으로부터 ‘기습’을 당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하총장은 이어 이세기(李世基)의원 등 당내의 중선거구제 찬성론자들을 ‘3김청산 거부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심지어 주류측에서는 “이의원이 탈당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이에 맞서는 비주류측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박종웅(朴鍾雄)의원은 기자들에게 “이총재측은 3김정치의 폐해를 ‘사당화(私黨化)’라고 비난하지만 사당화로 치면 이총재가 훨씬 더 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용인보선 공천도 당무회의의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선적으로 강행하다 선거에 패배했다”며“당을 나가야할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라고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주류측 "탈당수순이냐"▼

강삼재(姜三載)의원도 “무슨 일이 있어도 민산은 예정대로 간다”고 말했다. 이세기의원도 “의원의 발언권 신청을 힘으로 봉쇄하는 게 도대체 무슨 짓이냐. (이총재가) 3김청산을 주장하면서 3김을 닮아간다”고 전날 의총에서 발언신청을 봉쇄당한 분을 삭이지 못했다.

아무튼 하총장은 총재 외유중의 내분사태만은 부담스러운 듯 이날 “총재가 없을 때일수록 당이 결속해야 하는데…”라고 얼버무렸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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