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日 위안부 공식사과 촉구 결의안 채택

  • 입력 1999년 8월 24일 19시 19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군대위안부 등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원에서 23일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4일 인터넷판에서 전했다. 이런 결의안이 미국에서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마이크 혼다의원(민주)이 제안한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전쟁범죄에 관한 결의안’은 일본정부가 과거 일본군의 잔인한 전쟁범죄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군대위안부 △중국 난징(南京)대학살 피해자 △일본군의 폭력에 희생된 필리핀 괌 등지의 주민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숨진 미군 등에게 즉각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혼다 결의안’으로 불리는 이 결의안은 “일본은 일부 고위관리들이 전쟁범죄를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미 법무부의 전쟁범죄 수사협조를 거부하고 있으며 교과서조차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결의안은 특히 군대위안부에 대해 스위스 제네바 주재 국제사법위원회(IJC)가 최소 4만달러씩 배상해야 한다고 93년에 결정했으나 일본정부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의안은 “독일 등 다른 전범국은 전쟁범죄를 공식사과했으나 일본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피로 얼룩진 이번 세기를 종결하고 평화로운 다음 세기를 맞으려면 일본정부의 태도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그러나 결의안은 미 연방의회도 비슷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미 대통령이 일본정부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혼다의원이 6월결의안을 마련한 이후 현지 일본계 사회는 일본계 신문 등을 동원해 결의안 표결을 막으려 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결의안제안 혼다는 누구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원에서 ‘혼다 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낸 마이크 혼다의원(46·민주·새너제이)은 일본계 2세로 진보파.

그의 아버지는 태평양전쟁 때 미국에 억류됐다. 혼다의원이 이번 결의안에 매달린 것은 그의 성장배경과 진보성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혼다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줄곧 샌터클래라 카운티에서 살고 있다.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2년간 남미 엘살바도르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역사교사 출신인 그는 90년 샌타클래라 카운티 감독관으로 선임되면서 행정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어 96,98년 새너제이에서 주 하원의원에 잇따라 당선됐다. 재선의원으로서 지금은 주 하원 공공근로자―은퇴―사회복지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새너제이에는 실리콘밸리가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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