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창당작업 어떻게?]新黨 제로에서 출발

  • 입력 1999년 8월 18일 19시 06분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이 18일 신당창당과 관련해 ‘국민회의 기득권 포기 및 개혁신진세력과 대등한 입장에서의 공동창당 원칙’을 밝힘에 따라 여권의 신당창당 작업이 한층 가속화될 것 같다.

그동안 여권의 신당창당은 국민회의의 주도로 진행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신당창당이 국민회의의 세불리기”라는 지적과 함께 개혁신진인사들의 신당참여도 지지부진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국민회의의 기득권을 포기해 신당참여를 주저하는 개혁신진인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대행의 이날 발언도 김대통령과의 교감에서 나왔다는 후문이다.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청와대와 국민회의가 미리 신당틀을 만들어 놓으면 누가 들어오겠느냐”며 “신당의 인적구성 등에서 국민회의가 주도권을 갖고 영입한다는 개념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신당창당의 기본원칙은 ‘제로베이스’로 잡힌 셈이다. 우선 30일 국민회의의 중앙위원회가 끝난 뒤 지구당위원장들이 전원 사표를 제출하는 것도 기득권 포기의 첫 단계인 셈이다. 또 내달 7일까지 신당창당준비위를 구성할 때 창당준비위원장 및 준비위원 등의 선정에서 공동창당의 원칙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창당준비위에서 신당의 정강정책과 함께 당직배분, 16대 총선 공천권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물론 내년 총선에서 상당수의 국민회의 현역의원들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

김대통령도 내년 총선에서 개혁신진인사들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개혁성이 부족한 호남 및 수도권출신 의원들의 물갈이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김정길수석은 “공천을 통한 물갈이 결과에 따라 신당의미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말해 이런 흐름을 뒷받침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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