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2억7000만원 어디서 났을까?…의원에 돈 지급 파문

  • 입력 1999년 8월 17일 23시 49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자민련 의원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1인당 500만원씩 돌린 ‘오리발’의 출처를 둘러싸고 정가에 ‘도덕성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1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총리가 자신을 제외한 자민련소속 의원 54명에게 돈을 지급했다면 총액이 2억7000만원에 이른다면서 “돈의 출처를 밝히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어 총리실이 이날 부패방지종합대책을 발표한 사실을 지적하며 “현 정권이 겉으로는 일선 공무원들에게 단돈 1만원도 받지 못하게 하면서 속으로는 의원들에게 수백만원의 돈봉투를 건네는 등 썩어들어가는 실상을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김총리는 2월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에서 자신의 재산을 약 24억원이라고 공개했다. 그러나 이중 대부분이 부동산 등의 ‘고정자산’이어서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기가 쉽지않은 처지다.

김총리가 밝힌 ‘유동자산’은 부인 박영옥(朴榮玉)여사 명의의 상호신용금고 예금 약 2억여원과 장남 김진(金進)씨 명의의 은행 예금 수십만원 정도가 거의 전부. 김총리는 또 중앙선관위에 6월 현재 후원금 모금액이 182만원이라고 밝혀 정치권에는 김총리가 다른 방법을 통해 돈을 조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한 실정이다.

총리실은 이에 대해 “총리가 지급한 돈은 정부 예산과는 무관하다”면서 김총리가 사비(私費)로 지출했다고 해명했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총리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치지도자가 의원들에게 격려금을 주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어온 정치권의 관행 아니냐”면서 “야당 의원들도 ‘떡값’을 받지 않느냐”고 군색하게 반박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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