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변칙납부]여권 "밉다 미워" 野 "YS 자극할라"

  • 입력 1999년 8월 17일 19시 19분


여권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의 대선잔여금 70억원의 편법헌납으로 비난여론이 고조되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현철씨에 대한 사면이 잔형집행면제라는 편법으로 이뤄진데다 현철씨가 당초 약속과는 달리 대선잔여금 70억원 중 26억원만 편법헌납함으로써 ‘김현철문제’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측은 17일 공식적으로는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을 표시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욕을 먹으면서까지 사면해주었으면 현철씨도 국민의 반대여론을 무마하는 차원에서라도 약속대로 70억원을 전액 헌납했어야 했다”며 “오히려 여권에 부담만 주니 답답한 일”이라고 현철씨를 비난했다.

이날 열린 국민회의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70억원의 편법헌납을 둘러싼 국민의 반발여론에 우려를 표시하는 얘기들이 쏟아져나왔다.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는 사면복권도 아닌 잔형집행면제에 대해서조차 국민의 분노가 치솟고 있는데 대해 주목했다”면서 우회적으로 70억원의 편법헌납을 비난했다.

이대변인은 그러나 “국민이 권력형 비리사건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는지 체감하게 된 만큼 권력형 비리를 다루는 부패방지법을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면서 현철씨의 사면 후유증이 빨리 사라지기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현철씨 사면 때처럼 김전대통령을 자극할 경우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때문인지 현철씨의 편법헌납에 대해서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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