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추적 문제점]여권 「검찰 무모한 행동」에 발끈

  • 입력 1999년 8월 11일 19시 34분


“검찰만 개혁의 무풍지대냐.”

검찰의 한나라당 후원회 계좌추적 문제가 정국의 새로운 불씨로 떠오르자 여권은 겉으로는 검찰을 옹호하면서도 내심 못마땅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이 ‘과거 관행’이라는 명목 아래 마구잡이식으로 야당의 계좌를 뒤진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고 바로 이런 잘못된 관행 때문에 여권의 정국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회의 동교동계의 한 핵심당직자는 11일 “만의 하나 잘못이 드러난다면 검찰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권이 그동안 검찰의 잘못을 방어해주느라 적지 않은 오해와 비판을 받았으나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른 중간 당직자도 “과거의 관행이어서 그렇게 했다는 검찰의 답변이 군색하게 들린다”며 “검찰이 왜 그렇게 무모한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은 인권보호 측면에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정부의 개혁추진을 위해서라도 검찰의 무차별 계좌추적과 같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과감히 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권 내에 무성하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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